중국 농민공(農民工'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 세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제껏 중국 농촌은 '993861'로 불렸다. 99는 중양절(重陽節)을 대표하는 노인, 38은 부녀절(婦女節'3월 8일)을 대표하는 아낙네, 61은 아동절(兒童節'6월 1일)을 대표하는 아이들만 농촌을 지키는 현상을 말했다. 하지만 이제 도시로 나갔던 1억2천만 명의 농민공들이 농촌으로 돌아오고 있다.
장시성(江西省) 이펑현(宜豊縣)의 왕꾸이화(王桂花'42) 씨. 왕 씨는 이전에 푸젠성(福建省)에서 농민공으로 일했는데 늘 집에 두고 온 두 아들이 마음에 걸렸다.
2009년 설 명절 때 집으로 돌아온 왕 씨는 아이들을 위해 농민공을 그만 두기로 마음먹었다. 이런 왕 씨의 고민이 이제는 해결됐다. 올해 6월 이펑현 내에 신설된 공업단지 내 의류제조 공장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직원 1천650명 중 3분의 1이 고향으로 돌아온 농민공이다.
왕 씨는 매일 9시간 일을 한다. 점심은 회사서 제공하며 식사 후 30분 간 휴식도 취할 수 있다. 만약 퇴근 후 집에 돌아가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직원 숙소도 마련돼 있으며 월급 외에 사회보장 급여도 받고 있다.
왕 씨는 현재 이전 농민공 시절보다 한 달에 300~400위안의 월급을 더 받을 뿐 아니라 교통비, 생활비 등 각종 지출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장시성의 경우 총 인구 1천900만 명 중 25%가 광둥(廣東), 저장(浙江), 상하이(上海) 등지에서 농민공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장시성 출신의 농민공이 고향으로 돌아와 취업하고 있다. 이펑현의 경우 5만여 명의 농민공 중 절반 이상이 고향으로 돌아와 일하고 있으며 장시성 내 대다수 현(縣)과 진(鎭)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농민공들의 고향 회귀는 중국 동부연해지구의 산업고도화로 노동집약형 기업이 중국 중서부지구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펑현의 경우 3년 만에 이펑현공업지구에 86개 기업에서 217개 기업으로 폭증했으며, 동부연해지구로부터 온 기업이 60여 개에 달한다. 이로 인해 수만 개의 일자리가 생겼으며 젊은층뿐 아니라 40, 50대도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게 됐다.
왕 씨가 근무하는 의류제조 회사 역시 동부연해지구에서 이펑현으로 이전해 온 기업이다. 이 회사는 현재 공장 가동에 필요한 직원 3천여 명 중 절반 정도인 1천600여 명만 모집했으며 66개 생산라인 중 35개 라인만 가동할 정도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이펑현 덩웨이(鄧偉) 서기는 "이러한 노동력 부족 현상은 기업 수의 증가와 이펑현 출신의 3만여 명 농민공이 외지에서 일하고 있어 빚어지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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