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교영의 의료백과] 아이들의 근시 예방

아이들의 근시가 걱정이라면 노는 시간을 늘려줘야 한다. 과거에 비해 안경을 끼는 초등학생 비율이 크게 는 것은 조기교육과 사교육 때문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앤소니 카와자 교수 연구팀은 근시가 있는 아이들은 정상 시력이나 먼 곳을 잘 보는 아이들보다 밖에서 노는 시간이 일주일에 3.7시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처럼 밖에서 노는 아이들이 근시가 잘 되지 않는 원인으로는 자연광에 노출되고 먼 곳을 응시하려고 눈의 초점을 모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8가지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1만400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밖에서 보낸 시간의 양과 근시의 관계에 대해 비교했다. 그 결과 밖에서 논 시간이 일주일에 1시간 늘어날 때마다 근시가 될 확률은 2% 정도 줄어들었다.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다른 연구에서 밖에서 더 많이 노는 아이들이 컴퓨터 화면에 눈을 바짝 들이대는 컴퓨터게임 같은 활동은 잘 하지 않는지 살펴봤으나 별다른 상관관계는 없었다.

연구팀은 "아이들이 단순히 밖에서 노는 시간을 늘리는 것만으로 시력과 전반적인 건강에 중요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먼 곳을 응시하고, 가까운 곳을 억지로 보려 하지 않으며, 자연 속 자외선을 쬐고 신체 활동을 하는 등 시력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잘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 아닐까 싶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 안과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됐으며 영국 통신 PA가 지난달 24일 보도했다.

근시는 안구의 길이가 길어서 망막 위에 맺혀야 할 초점이 망막의 앞에 맺히는 경우를 말한다. 먼 곳을 바라볼 때 물체의 상이 잘 안 보이고 가까운 곳이 잘 보인다. 근시의 경우 망막에 초점이 잘 맺히게 하려면 오목렌즈로 된 안경으로 교정이 필요하다.

근시는 망막에 정확히 초점을 맺지 못해 발생하는 시력 감소가 주요 증상이다. 근시가 아주 심할 경우 교정을 하지 않으면 바로 앞의 물체도 알아보지 못한다. 아이들의 경우 멀리 있는 사물을 볼 때 눈을 찡그리고 보거나 고개를 돌려서 보고 자주 두통을 호소하면 안과 의사의 진찰을 받게 하는 것이 좋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성장기에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만 3, 4세 무렵과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눈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근시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우선 유전적 요인이 있을 수 있다. 또 과도한 근거리 작업, 과인슐린혈증 같은 영양적 요인, 그리고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소인이 복합돼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근거리에서 독서, TV 시청, 컴퓨터게임 등에 열중하게 되면서 근시가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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