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단 10년 대구FC, 이대로는 안 된다] (1)하위권 맴도는 대구FC

내년도 부진땐 2부 강등, 체질 개선 묘안 짜내야

12위의 성적으로 2011 시즌을 마친 대구FC 선수들이 지난달 30일 울산 현대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 후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대구FC 제공
12위의 성적으로 2011 시즌을 마친 대구FC 선수들이 지난달 30일 울산 현대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 후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대구FC 제공

'축구를 통한 화합과 즐김'의 기치를 내걸고 2003년 시민구단으로 프로축구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대구FC가 내년이면 창단 10년을 맞는다. 대구FC는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로 고조된 축구 열기를 이어가려는 부푼 꿈을 안고 만들어졌다. 그러나 명확한 '돈 줄'이 없는 시민구단의 한계로 '운영비 부족-선수 확보 난항-성적 부진-시민 외면-후원 축소'라는 뫼비우스의 띠에 들어가게 됐고, 부진을 거듭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대구FC의 현실과 전망 등을 살펴본다.

(1) 하위권 맴도는 대구FC

대구FC가 올해 K리그 정규리그에서 거둔 성적은 12위(8승9무13패'승점 33)다. 2009'2010년 2년 연속 꼴찌의 오명을 씻긴 했지만 하위권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대구FC가 창단 후 9년 동안 올린 최고의 성적은 2006년의 7위다. 이를 제외하곤 두 차례 꼴찌를 포함해 2003년 11위, 2004년 10위, 2005년 9위, 2007년 12위, 2008년 11위 등 줄곧 하위권을 맴돌았다. 컵 대회 역시 마찬가지로, 2010년 조 2위로 8강에 오른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02년 월드컵으로 온 국민이 하나 되는 것을 지켜본 대구시는 이 열기를 살려 축구로 대구시민을 하나로 응집시키고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시민구단 대구FC를 창단했다. 그러나 희망찬 청사진은 성적 부진과 외면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물거품이 됐고, 오히려 시민들로부터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비아냥거림을 듣고 있다. 자긍심과 자존심을 살려주기는커녕 '만년 하위권'이란 성적이 시민들에게 수치심만 안겼기 때문이다. '내년엔 좋아지겠지'하던 기대는 여지없이 '올해도 역시'라는 실망으로 연결되면서 더는 관심이나 주목을 받지 못하게 된 것.

월드컵 열기에 휩쓸려 프로축구단을 만들어놓고 나 몰라라 하는 대구시의 책임은 크다. 대구시는 쉬메릭과 컨벤션 뷰로 광고비 명목으로 연간 14억원을 간접 지원하는 것 외엔 손을 놓고 있다. 기업 구단과 시민 구단 대부분이 기업들의 고정적인 지원을 받고 있지만, 대구FC는 대규모 지역 기업 부재 및 무관심 때문에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비슷한 다른 시'도는 열악한 재정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 조례'까지 만들어 구단을 직접 지원하기로 하는 등 발버둥이라도 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침몰 직전에 처한 대구FC의 고비는 내년이다. 내년 시즌마저 성적이 부진할 경우 2013년부터 시행되는 '승강제' 때 2부 리그로 강등된다. 그렇게 될 경우 대구FC는 존재 자체를 고민해야 할 상황에 직면한다.

그러나 올해 보여준 도약의 가능성을 잘 살린다면 '만년 하위권'의 꼬리표를 뗄 수 있다. 대구FC는 승강제에 대비, 시즌 마지막 경기 직후 브라질 국가대표팀 코치를 영입하며 감독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띄웠고 몸값 대비 최고 수준의 용병 4명 모두(아시아쿼터 포함) 영입하고 대어급은 아니더라도 확실한 즉시 전력감 국내 선수 2, 3명을 보강하기로 하는 등 '배수진'을 쳤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돈이다. 없는 살림으로 집안을 일으키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재하 대구FC 대표이사는 "관건은 선수 보강이다. 지금까지 소속 선수들이 성장해 좋은 기량을 보이면 타 구단으로 이적 시켜 재원을 확보했는데 문제는 그 빈자리를 보강하지 못해 전력이 약화되고 저조한 성적으로 이어졌다. 좋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건 자명한 만큼 선수에 대한 투자가 급선무"라며 "시민구단의 한계가 있지만,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기량 좋은 용병과 국내 선수를 보강하고 젊은 선수를 키워 내년엔 반드시 8강 내에 들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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