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우익 "남북관계 힘들고 까다롭고 기복 거칠것"
방미 중인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3일 향후 남북관계에 대해 "굉장히 힘들고 까다롭고 기복이 있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류 장관은 워싱턴D.C. 근교 한식당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동행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자신들에게 우호적으로 가는 것인지, 현인택 장관의 또 다른 모습이 되는 것 아닌지 북측이 이런 것을 지켜보려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대북 대화나 교섭이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할 수 없다"면서 "참을성 있게 대화 채널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지난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46명의 생때같은 군인이 수장됐는데 시간이 지났다고 어물쩍 넘어갈 수 없다"면서 "반드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있어야 하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물러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반도 전문가들과의 간담회에서 "북한과의 안정적 대화채널을 확보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안정적 채널은 당국 간 채널이 돼야 한다. 어떤 것이 돼야 하는지 궁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장관은 "통일문제가 정권차원에서 논의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그동안 언급한 대로 정상회담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실효성 있는 결과가 도출된다고 판단되면 안 할 것도 없다는 비교적 자유로운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의 (이런) 자세가 통일부장관의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임기가 1년여 남은 상황에서 정상회담이 사실상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질의에 "그 시간이 짧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류 장관은 "영유아나 노인, 환자 등의 영양상태에 관심이 있으며, 전략물자화 되지 않는 선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소규모 식량지원은 어느 정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적어도 현 시점에서 정부가 북한에 대규모 식량지원을 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식량 사정에 대해 "올해 작황은 작년에 비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의미"라면서 "그러나 식량부족을 해결할 수준이 아닌 것은 확실하며, 북한은 여전히 외부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통일재원 법안 초안을 만들고 있다"면서 "예산 불용액 가운데 일부를 정부가 적립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국내외에서 기부활동으로 채울 생각"이라고 전했다. 예산 불용액은 남북협력기금 불용액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기부와 관련해 류 장관은 "원래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참여해서 국민의지를 결집하는 것이 통일재원의 취지"라면서 "기업 같은 데다 출연하라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개인 주머니에서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일재원 사전적립 규모와 관련해 55조원을 제시했다.
통일재원 법안을 연말까지 마련하고 가능하면 국회에서 통과되면 좋지만 늦어지더라도 내년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류 장관은 덧붙였다.
류 장관은 현 정부 출범에 대한 자신의 '개국공신 역할' 평가에 과거 조선시대 일부 개국공신들이 멸문지화로 최후를 맞은 사례를 언급하며 "개국공신으로 분류하는 것을 사양한다"고 밝혔다.
또 "절대적 기준으로 보면 물가나 전세가 급등, 취업 문제 등 국민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을 맡은 것은 우리나라를 위해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실물경제를 알고 스스로 부패하지 않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고, 국위를 높이고, 금융위기를 상대적으로 잘 극복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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