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름도 '수선'인 TV수리의 달인…태을전자 이수선 대표

"이름이 '수선'이니깐 이름따라 간거죠."

태을전자 이수선(56'사진) 대표는 'TV 수리의 달인'이다. 중고TV를 전문적으로 수리하고 유통하는 태을전자에는 이 대표의 손을 거친 TV들이 새것처럼 깨끗하게 고쳐져 있다. TV라면 못 고치는 게 없다. 심지어 유명 전자회사의 수리직원들이 고치지 못하는 물건을 이 대표에게 부탁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

30여년 전 골목의 시작과 함께 가게 문을 연 태을전자는 지역 재활용센터 등의 거래처가 100군데가 넘을 정도로 업계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업체들이 물건을 받을 때도 특별한 확인 절차 없이 거래를 한다. 이 대표의 실력을 믿기 때문이다. "딴 데서는 못 고쳤다면서 들고 오시는 손님들도 많죠. 그런 손님들이 주변에 고장 난 TV가 있으면 소개도 시켜주면서 소문도 나고 찾아오는 손님도 늘어났죠."

이 대표는 취미를 직업으로 발전시켰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기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처음에는 라디오를 해체하고 살펴보는 것에 빠졌다. 수리 기술도 누구에게 배운 것이 아니라 직접 기계를 만져보고 혼자 책으로 독학한 것이다. 기계에 관심을 가진지 40여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기계에 대한 그의 열정은 여전하다. "새로운 기계가 나오면 잠을 줄여서라도 끝까지 공부를 합니다. 재미없으면 못할 일이죠."

예전부터 다양한 기계를 접했기 때문에 다른 가게에서는 고치지 못하는 것들을 들고 오는 손님들도 많다. 전축, 진공관 라디오 등 찾아보기 어려운 기계들을 가지고 이 대표를 찾는 손님도 종종 있다. 많은 기계를 만져봤지만 여러 가지를 다루면 능률이 떨어져 지금은 TV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대표가 꼽는 수리달인의 비결은 '호기심'과 '집중력'이다. 가전제품은 신기술을 탑재한 신제품이 계속해서 나오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를 하려면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 대표가 학창시절부터 가졌던 기계에 대한 호기심은 그를 달인으로 만들었다.

집중력도 기계 수리에는 필수적이다. 기계 내부가 워낙 복잡한데다 수리를 하다 잠시 다른 일을 하고 돌아왔을 때에도 진행 상황을 기억해야하기 때문이다. "한 마음으로 해야지 두 마음으로는 못합니다. 딴생각하면 안 된다는 말이죠. 기계를 고치는 일이 제게 천직인 만큼 힘닿는데까지는 한 마음으로 이 일을 해야죠."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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