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그동안 몇 차례 달라져야 할 지역 정치에 대해 보도했다. 지난 10'26 재보궐선거로 대구경북이 변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등장과 선거 과정은 대구경북 정치권에 던지는 바가 컸다. 박 시장은 기존 정치권을 거부하고 무소속으로 나섰다. 전통적 선거 방식 대신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선거를 했다. 변화를 바라는 20~40대의 마음도 잘 읽었고 그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냈다. 그의 등장은 대안 세력이 풍부한 수도권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대구경북의 상황은 어떤가. 오랫동안 변화에 눈을 감았다. 특정 정당의 독식이 장기화됐다. 그 폐해는 곳곳에서 나타났지만 우린 변화 대신 안주를 택했다. 민주당 김부겸 국회의원이 "대구가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에서 꼴찌인 것은 특정 정당이 독식한 참혹한 결과다. 경쟁 없으면 부패가 싹튼다"고 했다. 지역 출신으로 지역 사정을 잘 아는 그의 말처럼 특정 정당이 독식한 폐해로 20년 가까이 대구 GRDP가 전국 꼴찌인지도 모른다. 대구 위상도 3대 도시에서 탈락한 지 오래됐다.
그런데 정치 독식은 요지부동이다.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의회 20년, 지방자치단체장 15년간의 선거 때 대구경북 선출직 지도자들 대부분 특정 당 공천자들이었다. 무소속도 다시 특정 당에 흡수되거나 특정 당에 선을 대기 일쑤였다. 편향된 지지로 다른 정당은 발조차 불이지 못했다. 모든 것이 '끼리끼리'였다.
'끼리끼리 문화' 타파로 경쟁과 상호 견제가 이뤄지도록 하자. 무경쟁 정치 독식으로 잃은 활력을 되찾자. 정치 독식으로 동맥경화에 걸린 대구경북에 피를 통하게 하자. 세대교체와 신진대사가 그 한 방법이다. 차세대 젊은 지도자나 대안 세력이 싹을 틔울 수 있게 '끼리끼리' 토양을 바꾸자.
또 다른 정치 독식의 후유증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그간 우린 '수구보수 꼴통 지역'으로 보는 안팎의 부정적 이미지에 시달렸다. 영남대 김태일 교수 지적처럼 더 이상 대구경북이 '막대기만 꽂으면 당선되는 곳' '이상한 곳'이 돼서는 안 된다. 대구경북이라면 깎아내리는 '대구경북 디스카운트'도 정치 독식의 부작용일 것이다. 여기서 탈피하기 위해 이제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자. 지역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인재를 키우자. '무늬만' 대구경북인 정치인은 걸러내야 한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내년 총선이 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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