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밀레니엄 빼빼로데이'(2011년 11월11일)로 불리는 11일 대구지역 초등학교 절반가량이 문을 닫는다.
9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시내 총 215개 초등학교 가운데 이날을 학교장 재량 휴업일로 정한 학교가 101개 교에 이른다. 이는 2009년과 지난해 빼빼로데이에 쉬었던 학교가 각각 2개 교와 한곳도 없었던 것에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많은 초등학교들이 올해 들어 빼빼로데이를 휴업일로 삼은 이유는 뭘까? 대부분의 학교는 표면적으로 이번 빼빼로데이가 학예회나 예술제가 겹쳐 있는 주간의 마지막 등교 일이어서 휴업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학교는 이번 빼빼로데이 휴업이 지나친 상술로부터 아이들의 동심을 보호하고 혼잡한 학내 분위기를 의식해 휴일로 정했다고 밝혔다.
실제 수성구 한 초등학교는 빼빼로데이 때 판치는 지나친 상술 때문에 휴업을 하게 됐다는 것. 이 학교 관계자는 "작년 빼빼로데이에 과자를 들고 오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 방과 후에는 교실이 쓰레기장으로 변할 정도였다. 학생들에게 과자를 들고 오지 말라고 지시하고 학부모에게 요청해도 소용이 없었다"며 "올해는 특히 1천 년에 한 번 있다는 '밀레니엄'이라는 상술이 요란한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학교 휴업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 김정숙(38'여) 씨는 "아이가 빼빼로데이 때 굳이 줄 사람이 없는데도 빼빼로를 들고 있지 않으면 '왕따' 취급을 받는다고 하더라"며 "올해엔 학교가 쉬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좋다"고 학교의 휴교 조치를 환영했다.
유통업계의 상술에 휘둘리는 초등학생들 때문에 학부모들도 곤욕이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송모(37'여) 씨는 "매년 이맘때마다 반 친구들에게 빼빼로를 돌려야 한다며 용돈을 요구해 곤욕을 치른다. 지난해에는 5만원이나 받아갔다"며 "도대체 이 날이 왜 생겼는지 의미조차 모르는 아이들에게 상술의 잣대만 들이대는 풍토가 아쉽다"고 했다.
백경열기자 b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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