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살맛 나게 하는 멋진 기부의 힘

장동철 씨는 원주과학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생화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는 공익요원이 돼 원주 청원학교를 근무지로 택했다. 이곳은 240명의 지적 장애인을 교육하는 학교다. 2009년 9월부터 근무를 시작한 장 씨는 소집해제된 지난 9월 학교에 100만 원이 든 적금통장을 내놓았다. 2년 동안 공익요원의 월급을 모은 것이었다. 그는 "온수 탱크가 작아 가끔 찬물이 나올 때가 있었다"며 "자동온수기를 달아 아이들이 늘 따뜻한 물로 씻었으면 한다"고 했다.

근무 이튿날, 그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장애인의 대소변을 치우고, 목욕을 시키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누구보다 열심히 근무했고, 장애인들도 장 씨를 많이 따랐다. 그는 "나는 100만 원을 줬을 뿐이지만, 그들은 내게 새로운 세상을 주었다"며 오히려 더 고마워했다. 한 대학생의 100만 원 기부는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뜻깊은 기부는 본인과 주변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밝게 하는 힘이 있다. 널리 알려진 기부 천사 중에는 연예인 김장훈 씨와 지난 9월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 김우수 씨가 있다. 김장훈 씨는 수익금 대부분을 기부했다. 고 김우수 씨는 중국집 배달원으로 70만 원의 월급을 쪼개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정기적으로 후원해 왔다. 정부는 이들을 기려 기부액의 30~50%를 노후 연금으로 주는 '김장훈'김우수 법'의 내년 시행을 추진 중이다. 기부의 힘이 정부의 정책 반영으로 이어진 것이다. 기부를 활성화하려면 자발적으로 동참하게 하는 사회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번의 기부연금법 제정처럼 기부자에게 혜택을 주는 적극적인 제도 마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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