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많은 시민들이 유기농산물을 찾고 있다. 벌레가 먹고 삐뚤삐뚤한 모양에 색깔도 선명치 않지만 '유기농'이라는 단어에 소비자들은 손이 향한다. 바로 옆에 놓인 싱싱하고 윤기가 나는 식품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도 소비자는 기꺼이 지갑을 연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식품이 농약과 화학비료로부터 안전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농산물인증제
전문인증기관이 친환경농산물에 대해 안전성을 인증해주는 것이다. 친환경농산물은 농약과 화학비료 및 사료첨가제 등 화학자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량만을 사용하여 생산한 농산물을 말한다.
친환경농산물에는 유기'무농약'저농약 농산물 등 3종류가 있다. 유기농산물은 유기합성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다년생 작물은 3년, 그 외 작물은 2년 이상 재배한 것을 말한다. 무농약 농산물은 유기합성농약은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를 권장 시비량의 3분의 1 이내로 사용, 재배한 작물이다. 저농약 농산물은 화학비료를 권장 시비량의 2분의 1 이내 사용, 농약 살포횟수 농약 안전 사용기준의 2분의 1 이하, 사용 시기는 안전 사용기준 시기의 2배, 제초제 사용 불가, 잔류농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청장 고시 농산물의 농약잔류 허용 기준의 2분의 1 이하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친환경축산물의 경우 유기'무항생제축산물로 분류된다. 유기축산물은 유기사료를 85% 이상 급여하고, 질병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수의사 처방에 따라 엄격하게 약을 투여하고 일반 가축과 분리, 입식해야 하는 등의 엄격한 제약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무항생제축산물은 항생'항균제 등이 첨가되지 않은 일반 사료를 먹이면서 인증 기준을 지켜 생산한 축산물을 말한다.
친환경농산물 인증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전국의 69개 전문 인증기관에서 받을 수 있다. 희망하는 농가가 인증 신청을 하면 먼저 상담을 한다. 상담을 통해 인증받을 확률이 높다고 판단되면 심사를 거쳐 인증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인증받으면 농산물 출하 때 인증마크를 붙일 수 있다. 유기농산물로 만든 유기식품은 현재 식약청 유기가공식품 표시제와 농림수산식품부 유기가공식품 인증제 등을 통해 관리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친환경 농산물 및 축산물 포장지에 지정된 색깔의 인증표시를 넣었다. 친환경 농산물의 경우 녹색은 유기농, 하늘색은 무농약 유기농, 주황색은 저농약 유기농 등이다. 친환경 축산물의 경우 녹색은 유기축산물. 하늘색은 무항생제축산물이다. 이런 표시를 잘 살펴 식품을 선택하고 구입하면 안전한 농산물을 믿고 섭취할 수 있다.
◆유기농식품의 진실과 오해
유기농식품은 일반식품보다 많게는 몇 배 이상 비싼데도 건강에 이롭다는 생각에 인기를 끈다. 그런데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에서 "유기농우유와 일반우유의 품질'가격을 비교한 결과 영양성분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데도 가격이 2배 이상 비싸다"는 발표가 나왔다. 그러자 한국유가공협회는 "일반우유와 유기농우유 모두 젖소에서 나온 원유 100%에 어떠한 성분도 첨가하지 않기 때문에 칼슘, 비타민, 유지방 등 영양성분은 원래 차이가 날 수 없다"며 "유기농우유는 젖소의 먹이, 집유차량 별도 운영 등 생산 과정이 일반우유와 다르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값비싼 유기농식품을 사먹는 것이 반드시 건강에 좋은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 김종한 주무관은 "친환경농산물은 일반 화학비료나 농약 대신 퇴비나 산약초 등을 발효시켜 밑거름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농산물의 과육이 단단하고 보관기간이 오래 간다"며 "육안으로 보기에 모양새가 안 좋을 수도 있지만 친환경 농법을 통해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는 의미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기농 식품의 영양학적 가치는 어떨까. 대구보건대 건강다이어트과 김미옥 교수는 "유기농식품이 일반식품보다 영양가치가 높다는 객관적'체계적인 자료는 없으며 단지 불필요한 오염물질의 많고 적음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며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값비싼 유기농식품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유기농식품 어떻게 고를까
유기농과자, 유기농케첩 등 95% 이상을 유기농 원료로 만든 유기 가공식품을 고를 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원료가 유기농이라도 제조과정에서 식품첨가물이 많이 쓰이는 제품도 있으므로, 포장 뒷면에 표기된 식품첨가물을 확인해야 한다. '내추럴' '천연' '프리미엄' 등의 이름을 붙여 유기농인 양 판매하는 제품도 있으나, 이는 정부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은 것은 아니다. 유기 가공식품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해야 한다. 인증마크가 없어도, 95% 이상 유기농 원료를 사용한 가공식품에 한해 제품명에 '유기'라고 표시할 수 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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