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고 즐기는 수많은 음식의 종류처럼 우리가 보고 즐기는 연극에도 수많은 종류가 있다. 연극의 종류는 그야말로 매우 다양하다. 물론 연극 작품명에 따라 연극을 일일이 분류하는 것은 당연히 연극의 종류로는 보지 않는다. 어떤 연극 혹은 무슨 연극이라고 부를 만한 종류, 즉 연극의 세부 종류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을 법한 명칭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연극의 종류가 그렇게 다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연극을 분류하는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그 종류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연극과 좋아하지 않는 연극, 남성연극, 여성연극 등 약간은 억지스런 측면이 있겠지만 연극의 분류방법은 상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다양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연극의 분류방법과 함께 당연히 연극의 종류도 다양하며 연극의 종류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연극을 분류하는 방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고대극, 중세극, 근세극, 근대극, 현대극이라고 부르는 시대별 분류방법이 있고, 다음으로는 그리스연극, 미국연극, 일본연극, 한국연극 등 각 나라별로 분류하는 방법이 있다. 이 두 가지 분류방법은 모두 설명이 따로 필요하지 않을 만큼 쉽고 명확하다. 이 두 가지만 적용해도 연극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연극의 전체 종류를 놓고 본다면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쉬운 분류방법을 좀 더 찾아본다면 연극의 목적에 따라 종교극, 정치극, 오락극, 축제극, 교육극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역사극, 신화극, 가정극, 전설극 등 소재에 따른 분류방법도 연극의 종류를 나누는 쉬운 방법에 속한다. 그리고 실내극, 야외극 등 공연장소에 따른 분류도 일반인이 쉽게 알 수 있는 연극의 종류다. 또한 문학형태에 따라 운문극, 산문극 등도 존재할 수 있으며 그 외에도 막의 숫자 혹은 공연시간으로 분류한 단막극, 장막극의 개념도 있다.
그렇다면 이제 조금은 전문적인 느낌이 나는 분류방법을 알아보자. 우리가 자주 들어본 연극의 종류지만 사실은 연극전공자들도 이해가 그리 쉽지 않은 분류방법이 있다. 연극을 표현수단으로 분류하는 방법이다. 이 분류방법에 의하면 대사와 행동으로 표현하는 일반적인 연극을 말하는 대사극과 대사가 없는 무언극인 팬터마임과 넌버벌, 무용극, 음악극, 인형극 등이 있다. 또한 연극을 표현방법으로 나누면 사실주의연극, 표현주의연극, 상징주의연극 등이 존재한다. 마치 연극 전문서적이나 문학이론서에나 나올 법한 연극의 종류들이지만 가만히 생각하면 여러 매체에서 어렵지 않게 들어본 말들이다. 인터넷, 방송, 신문 등 각종 매체를 통해 공연정보를 접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듣게 될 만큼 이미 어느 정도 대중화된 명칭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들이 연극의 종류에 관한 명칭을 알고 있다고 해서 그 내용이나 개념까지 상세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기초예술 장르에 비한다면 그래도 연극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높은 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연극의 예술성과 상반되는 특징인 연극의 대중성 혹은 연극의 상업성이라고 하는 특징이 연극과 관객의 거리를 좁힌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접근하면 예술적 가치 혹은 자본의 논리에 의해 예술연극, 상업연극 등의 분류도 가능할 것이다.
다시 조금 더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운명극, 상황극, 성격극 등 극적 동기로 분류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그리고 상당히 전문적인 용어지만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온 개념이어서 전혀 전문적인 용어로 들리지 않는 연극의 종류가 있다. 비극, 희극, 멜로드라마 등 극적 분위기나 대단원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이 그렇다. 이는 일상생활이나 언론 등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기도 하고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의 분류방법으로도 자주 사용하는 명칭들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연극의 종류는 인류의 역사와 연극의 역사에 따라서 혹은 인류의 발달과 연극의 발달에 따라서 거의 무한하게 구분될 수 있다. 또한 한 연극작품이 현대극, 한국연극, 비극, 실내극, 무언극 등 그 모든 명칭들을 동시에 가질 수도 있다. 그러니 연극의 종류는 그야말로 무한정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안희철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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