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83)ME 대구협의회 한우 전문점 '초원의 맛집'

돌판에 구워진 부드러운 쇠고기 '행복한 만찬'

팔공산의 매력은 어디까지일까? 골마다 아름다운 사연을 담고, 사시사철 색다른 절경을 뿜어낸다. 팔공산은 대구의 허파요, 보물이다. 팔공산을 오르다 보면 중턱에 멋진 식당이 있다. 한우 전문점 '초원의 맛집'이다. 부부의 사랑과 풍요로운 혼인생활을 위한 ME 대구협의회 회원들의 단골식당이다. ME 대구협의회 대표 이영구'이화연 씨 부부는 "고궁 같은 편안함과 고즈넉한 분위기가 멋스럽다"고 소개한다. 고풍스러운 멋이 있는 곳에서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는 일은 가을의 행복잔치다.

'초원의 맛집'은 대구시 동구 도학동 팔공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백안삼거리에서 동화사 방면으로 오르다 보면 왼쪽 길가에 인물 좋은 소나무와 함께 멋진 한옥 한 채가 둥~실 자리 잡고 있다. 간판이 크지 않아 자칫 지나칠 수 있다. 넓은 마당에 들어서면 어디선가 가야금 소리가 울려 퍼질 것 같은 고궁 분위기다.

오늘은 저녁 식사다. ME 대구협의회 임원들이 퇴근 후 속속 모인다. 이 대표 부부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정호연'김순영 주말분과장 부부, 이재성'채미숙 홍보'정보 분과장 부부가 동참했다. 곧 음식상이 차려진다. 부드러운 한우를 돌판에 굽는다. 돌판이 달궈지면서 고기가 구수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한다.

초원의 맛집 정창화'박영숙 사장은 "냉동하지 않은 생고기라 부드럽고 육질이 연하다"고 설명한다. ME 이영구 대표는 "맛과 분위기에다 주인 부부의 온화하고 친절한 미소가 일품"이라고 소개한다.

이화연 씨는 "정말 부담 없는 가격에 좋은 품질의 고기를 맛볼 수 있다"며 "이 집의 묵은지(김치) 맛은 3년 숙성된 것이라 정말 특별하다"며 추천한다. 기본 상차림은 묵은지와 명이나물, 상추와 파무침 등으로 깔끔하다. 오로지 고기 맛에 집중하기 위한 배려다. 도란도란 정담을 나누며 고기를 굽고 권하는 재미도 좋다.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묵은지에 싸서 입에 넣으니 색다른 맛이다. 한우의 감칠맛에다 묵은지의 새콤한 맛이 어울려 별미다.

정호연 주말 분과장은 "고기의 빛깔이 아름다워 맛보기 전에 눈부터 유혹한다"며 "한우 특유의 쫄깃함과 구수한 맛이 입에 착 감긴다"고 말한다. 평소 채식을 즐긴다는 부인 김순영 씨도 "고기가 부드러운데다 청정 나물과 잘 어울려 맛이 좋다"고 말한다.

이재성 홍보'정보 분과장은 "팔공산의 청정한 공기와 한옥의 분위기가 아주 좋다"며 "마치 고택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부인 채미숙 씨는 "고기 맛은 주인의 정성이 한몫하는 법"이라며 "울릉도 명이나물을 직접 담근 안주인의 손맛이 고기의 맛을 높여준다"고 평가한다.

부드러운 한우와 3년 묵은 김치의 어울림, 울릉도 명이나물 맛은 자칫 과식을 부르는 주인공이다. 식사가 끝나면 주인이 차를 낸다. 식당을 하기 전 다도와 차를 전공한 박영숙 사장은 전공을 살려 다양한 차를 준비하고 있다. 손님이 많아 바쁠 때는 차 대접을 할 수 없지만, 여유가 있으면 손님께 다양한 차를 접대한다. 박 사장이 내 준 황차 한 잔에 온몸이 느긋해지며 입안이 깔끔해진다. 차 한잔을 하면서 주인 부부와 이야기를 나눈다. 박 사장은 "지난해 문을 열었지만, 입소문으로 단골손님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본채 옆에는 숙박할 수 있는 별관도 있다. 학교동문 모임과 단체 등반손님은 1박 2일도 가능하다. 한우전문식당이라 메뉴는 단출한 편이다. 한우 갈빗살 1인분 1만5천원, 오리훈제는 1마리 4만원, 삼겹살 8천원(1인분), 불고기는 1만1천원(사전예약)이다. 6천원이면 맛있는 우거지 전골과 야채 비빔밥도 먹을 수 있다. 예약은 053)985-6200.

##추천 메뉴-우거지전골

우거짓국. 마치 고향 같은 푸근한 맛이라 뜻밖에 마니아가 많다. 우거짓국은 언제나 먹어도 좋은 음식이다.

'초원의 맛집' 우거지전골은 고기를 구운 후 그 돌판에서 끓인다. 고기즙이 적절하게 가미돼 별미다. 된장과 적절하게 어울린 배추와 무청은 사각사각 씹히는 맛과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맛국물은 멸치 등 7가지 재료를 넣어 우려내 맛이 깊다. 박영숙 대표는 우거지 재료를 직접 준비한다. 고향의 어머니 손맛처럼 편안하고 먹고 나면 또 그리워진다.

이홍섭기자

사진'이채근기자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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