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초의회도 "한미 FTA 반대" 나설까

영주시의회 무소속 7명 주도 영남권 첫 결의문 채택 추진

영남권 최초로 기초의회가 한미 FTA 비준 동의안 반대 결의문 채택을 추진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영주시의회(의장 김인환)는 10일 임시회를 열고 무소속 의원 7명의 주도로 한미 FTA 비준 동의안 반대 결의문을 채택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7명)들이 본회의장 입장 거부로 재적의원 과반이 참석하지 않는 바람에 이날 결의문 채택은 무산됐다. 결의문 채택은 재적의원 과반수 참석, 참석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가능하다.

시의회가 마련한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 반대 결의문은 ▷정부는 한미 FTA 협상을 충분한 검토와 국민적 합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하지 말고 즉시 중단하라 ▷국회는 농업을 포기하고 농민을 말살하는 한미 FTA 국회 비준을 반대하라 ▷정부와 국회는 협상에 앞서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하라 등의 내용을 담았다.

무소속 의원들은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은 것은 농민들이 대다수인 지역 여건을 감안하지 않은 처사"라며 "지역민들의 뜻을 받들어 한미 FTA 반대 결의문 채택을 관철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은 "사전협의와 충분한 토의 없이 무작정 결의문을 채택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한미 FTA 전문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형식적인 결의문 채택은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며 "심사숙고해 시간을 두고 검토한 후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결의문 채택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날 시의회를 방문한 경북농민회 간부들은 "정당공천제 이후 기초의회가 지역주민들의 대변자가 아닌 소속 정당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로 전락했다"며 "앞으로 지역 실정을 대변하지 못하는 시의원들에 대해서는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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