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통합정당 추진 작업이 두 갈래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한 축은 기존 정치권(민주당+혁신과 통합'친노진영)과 시민사회진영(박원순 서울시장 중심의 시민단체)이 만나는 모양새다. 다른 한 편은 진보정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간 통합논의다. 앞의 것은 큰 규모이고 뒤의 것은 작은 규모다. 상황에 따라서는 따로 움직여서 막판에 하나로 합친다는 구상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개문발차'(開門發車)라고 한다. 중간에 합승을 원하는 세력에게 문호를 열어 놓겠다는 뜻이다.
먼저 기존 정치권과 시민사회진영의 통합논의에는 속도가 붙었다. 양측은 통합을 위한 추진기구를 20일 공식 발족하기로 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 전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두관 경남지사 등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단, 박원순 서울시장 등은 13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민주'진보'시민 통합정당' 출범을 위한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 준비모임을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손 대표는 "민주당은 내부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으로서 헌신과 희생의 정신으로 야권통합에 임하고 있다"며 "겸허하고 진지한 자세로 야권 통합정당 창당작업을 추진하고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 역시 "내년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민주'진보'시민세력이 총선에서 이기고, 대선에서 정권교체하는 것을 목표로 1년간 활동할 것"이라며 "모두가 함께하는 연합정당을 만들어 정권교체를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통합정당은 저나 안철수 씨 같은 분도 주저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이어야 한다"며 "정파적 이익을 넘어 함께해서 감동과 승리를 이룩하자"고 말했다.
세 진영에서는 각각 3명의 대표자를 연석회의에 참석시켜 통합정당 창당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통합정당 지도부 구성 방식을 두고 적지 않은 이견이 표출될 전망이다.
야권 통합정당 창당의 또 다른 한 축인 진보정당들 역시 통합을 위한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그리고 진보신당을 탈당한 노회찬'심상정 전 의원 등이 중심이 된 통합연대 등이 민주당 등과는 다른 통합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연석회의'와는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 선거연대는 가능하지만 합당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선 야권통합 작업을 벌이고 있는 두 축이 합쳐지는 '대통합 작업'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내년 총선에서 두 진영 간 선거연대가 진통 없이 진행되고 기대한 결실을 얻는다면 대선에서의 '대통합'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통합논의는 당분간 두 흐름을 유지할 전망이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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