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상인동에 가면 고층아파트 숲 사이로 2층 규모의 대리석 건물이 하나 숨어 있다. 바로 월곡역사박물관이다. 박물관 외곽으로는 1만여㎡의 월곡역사공원도 조성돼 있어 인근 주민들의 휴식처로 손색이 없다. 2002년 세워진 이 박물관은 사립이지만 여느 박물관 못지않게 볼거리가 풍부하다. 박물관 1층에는 조선시대 생활양식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각종 농기구 500여 점이 전시돼 있고 2층에는 임진왜란 의병장 우배선 선생의 군공책(보물 1334호)을 비롯한 다양한 교지가 전시돼 있다. 하지만 우호명(67) 관장은 아쉬움을 표했다. 우 관장은 "관람료가 무료인데도 볼거리가 많아 여느 박물관 못지않지만 아직 일반인들에게 덜 알려졌다"고 말했다.
박물관이 세워진 이 지역은 원래 단양 우씨 집성촌이었다. 단양 우씨들이 고려 말엽 낙향해 600여 년을 지킨 것. 하지만 아파트가 대단위로 들어서면서 다른 곳으로 이사했고 단양 우씨 기념사업의 하나로 월곡역사박물관이 지어진 것이다. 우 관장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월곡 우배선 장군을 기리고자 이름을 월곡역사박물관으로 지었다"고 했다.
이곳 박물관은 여러 가지 자원봉사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 중순에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짓기 행사를 했다. 이 행사는 올해로 3회째다. 또 매년 월곡초등학교 졸업식이 있을 때마다 100만원 정도의 장학 사업도 펼치고 있다. 이 박물관은 수시로 초등학교에서 단체 견학을 오고 있단다. 우 관장은 "학생들은 대부분 농기구가 전시된 농경시대전시관에 관심을 많이 두고 노인들은 2층에 전시된 교지 등에 눈길을 많이 둔다"고 말했다.
우 관장은 월곡 선생이 저평가돼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월곡 선생이 임진왜란이 끝나고 나서 곽재우 장군 등과 함께 공식 녹훈을 받은데다 대구를 지킨 인물인데도 대구시로부터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우 관장은 "6월 1일이 의병의 날인데 앞으로 우리도 이날을 맞아 월곡 선생을 기리는 행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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