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났지만 본격적인 입시는 이제 시작이다. 올해 수능성적은 30일(수) 통보되고 수시모집 합격자는 12월 11일(일)까지 통보된다. 정시모집 원서는 12월 22일(목)부터 28일(수) 사이에 이뤄진다. 정시모집 전형은 가군이 내년 1월 2일(월), 나군 16일(월), 다군 27일(금) 시작된다. 수능성적 발표일과 성적 발표 후, 정시 입시 전략에 대해 살펴본다.
◆남은 대입 일정, 수시부터 정시까지
수시에 지원한 수험생들은 당장 12월 초까지 이어지는 수시 논술시험과 구술면접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보다 논술전형 경쟁률이 높아진 데다 수능시험이 쉬워지면서 변별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수시 논술시험은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수시모집 당락에 미치는 영향도 그만큼 커질 전망이다.
논술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지원 대학의 모의 논술시험 문항을 분석, 대학별 출제경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출제경향을 파악한 뒤에는 그와 유사한 논술문제를 풀어봐야 한다.
구술면접은 학부'학과별 맞춤 전략이 필수다. 전공마다 수험생에게 요구하는 능력, 적성이 다르고 평가 내용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지원 대학 학과의 기출문제를 통해 출제 범위와 유형을 파악한 뒤 전공과 관련된 사회적 이슈를 정리해야 한다.
12월 11일까지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끝난 뒤에는 정시모집이 기다리고 있다. 22일부터 원서를 접수하는데 이번 정시모집에선 약 14만4천996명을 선발한다.
지난해까지는 수시모집 등록이 끝나고 수능이 치러진 뒤 수능최저학력 기준에 미달한 지원자와 복수합격자 등이 생기면 이 인원을 정시모집으로 옮겼기(이월) 때문에 정시모집의 실제 선발인원이 대폭 늘어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올해부터 수시모집 미등록 인원 충원기간(12월 15~20일)이 생겨 수시모집 충원율이 올라가면 정시모집 실제 선발 비중이 더욱 감소,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정원의 50~70%를 수능성적만으로 선발하는 수능 우선선발이 확대되고 수능 반영비율을 늘린 대학도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경희대, 고려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서울, 수도권 주요대학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복잡한 전형 탓에 수험생들은 지원, 등록에서 유의사항을 챙겨봐야 한다. 수시모집에 복수로 합격한 수험생은 등록기간에 1개에만 등록해야 한다. 정시모집에서는 가, 나, 다군 모집기간 군이 다르면 대학 간, 또는 같은 대학 내에서도 복수지원을 할 수 있다. 정시모집 합격 후 등록한 지원자는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없으나 추가모집 기간 정시모집 등록을 포기하면 지원 가능하다. 입학 학기가 같은 2개 이상 대학에 이중 등록하는 것도 금지된다.
◆수능성적 발표일까지 해야 할 것들
자신의 각 영역별 수능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은 수능성적이 발표돼야 정확히 알 수 있다. 수능성적이 발표될 때까지는 가채점 점수를 기준으로 지원 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다. 가채점 결과를 기준으로 정시모집에서 군별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판단하는 일이 먼저다.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이 결정되면 남은 수시 2차 지원 여부를 결정지어야 한다. 대학별고사만 남은 대학도 있지만 수능시험 이후 수시 2차 모집이 시작되는 대학도 있다. 수능성적이 잘 나와 정시에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수시 2차에 원서를 접수했더라도 남은 수시 2차 일정에 참가하지 않는 것도 고려해볼 전략이다.
수능성적으로 대학에 가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이 서면 수시 2차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수시 논술시험은 이번 주에 집중돼 있는데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진다. 경북대 AAT(대학진학적성검사)가 19일 열리는 것을 비롯해 18일 서울시립대(인문), 19일 고려대(자연)와 서울시립대(자연), 20일 고려대(인문)와 한국외대, 한양대(자연) 등이 논술시험을 치른다.
수능시험 후 원서접수를 하는 수시 2차 모집도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알아본 뒤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시에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대학이 있다면 굳이 수시 2차에 지원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수능시험 이후 원서를 받는 대학은 '건국대 수능우선학생부전형', '서울시립대 유니버시안전형', '이화여대 학업능력우수자전형'등이다.
◆수능성적 발표 후 전략 세우기
수능성적이 발표된 뒤에는 수능시험 직후 세웠던 지원전략을 바탕으로 각 군별 지원 대학을 정해야 한다. 정시모집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자료는 수능성적. 수능 점수를 어떻게 조합하는 게 유리한지 따져본 뒤 그동안 염두에 뒀던 3개 군에 각각 원서를 내면 된다. 지원 대학이 논술고사나 면접'구술고사를 시행하는 곳이라면 남은 기간동안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수능 반영 방법은 대학마다 다양하다. 대학별로 수능 반영 영역과 탐구영역 반영 과목 수, 특정 영역 가산점 부여 여부 등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자신의 영역별 수능성적과 대학별 수능 반영 방법을 꼼꼼히 대조, 계산해야 한다. 전체 응시 영역 중 어떤 영역을 활용하는 게 유리한지, 영역별 가중치를 적용할 경우 어떻게 되는지 등을 철저히 살핀 뒤 지원 대학을 결정해야 하는 것. 지원 희망 대학'학과의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에 맞춰 반영 점수로 계산하고, 수리와 탐구영역에서의 가감점 계산까지 끝마친 후에야 자신의 수능 성적 분석 결과를 지원 가능점수와 제대로 비교해 볼 수 있다.
학생부 성적 분석 작업도 빠뜨려선 안 된다.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수시모집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대학'학과의 학생부 성적 반영 방법과 계산 방식에 따라 자신의 학생부 성적이 합격 기준에 못 미친다고 판단되면 지원 대학을 재점검해야 한다.
대학별고사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정시모집에서는 서울대와 교육대학, 의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학별고사를 실시하지 않지만 수능 변별력 약화로 대학별고사에서 의외의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학별고사 경우 자신의 능력과 배치점수를 구체적 수치로 계량화하기 어려운 탓에 더욱 판단을 내리기 쉽잖은 부분. 적어도 자신에게 유리한지 여부는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수능시험, 학생부, 대학별고사 성적을 분석한 뒤에는 지원 희망 대학'학과를 입시 군별 2, 3개로 압축해 지원 순위를 정해야 한다. 이때 생각할 것이 이번 입시 목표 설정 점검. 점수에 맞춰 진학할 것인지, 특정 대학 이상만 지원할 것인지, 재수까지 각오할 것인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학, 학과 중 어느 것을 우선으로 할지도 결정한 뒤 지원 계획을 세워야 한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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