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언어·수리 가 형, 당락 가를 듯…수능 가채점 결과 분석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2012학년도 대입 수능은 가채점 결과 지난해에 비해서는 쉽게 출제됐지만, 언어와 수리 가형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전 영역 만점자 비율 1%'라는 출제기관의 목표는 달성되지 못했다. 특히 고3 수험생의 경우 지난 6, 9월 모의평가에 비하면 매우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이 때문에 올해 수능의 언어와 수리 가형의 만점자 비율이 재작년 수능(2010학년도) 수준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0.3~0.4%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언어'수리 가형이 당락 좌우

올해 수능은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돼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의 등급 커트라인이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올해는 수리 가형의 변별력이 가장 높은 영역으로 꼽혀 자연계열 학생들의 경우 수리영역이 올해 입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메가스터디에 따르면 올해 수능 언어영역의 1등급 커트라인은 지난해보다 3점 올라간 93점으로 추정했다. 2~5등급의 커트라인은 지난해보다 1~4점 정도 각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리영역 경우 수리 가형은 올해 6, 9월 모의평가보다는 상당히 어렵게 출제됐다. 수리 가형의 1등급 커트라인은 89점, 2등급 커트라인은 82점으로 추정됐다. 수리 나형은 지난해 수능에 비해 상당히 쉽게 출제돼 1등급 커트라인이 96점으로 추정됐다.

너무 쉬웠던 외국어영역은 변별력이 없어 만점을 받거나 1문제 정도만 틀려야 1등급이 된다. 1등급 커트라인은 지난해보다 8점 상승한 98점, 2~5등급의 등급 커트라인도 지난해 대비 10점 이상씩 크게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탐구영역도 쉽게 출제됐다. 사회탐구의 경우 11개 과목 모두 1등급 커트라인이 47점 이상으로, 과학탐구의 경우 생물 1, 2를 제외한 대부분의 과목에서 1등급 커트라인이 45점 이상으로 추정됐다.

메가스터디 측은 "인문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 특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본인의 유불리를 잘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론 상당수 대학이 원점수 대신 표준점수나 변환표준점수를 사용하므로 원점수보다는 표준점수에 주목해야 한다.

올해 수능에서 언어'수리'외국어영역의 표준편차가 지난해에 비해 커졌기 때문에 원점수 차이보다 표준점수 차이는 더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표준점수 동점자가 많이 생겨 표준점수 1, 2점 차이로도 정시모집 당락이 갈릴 수 있다.

메가스터디는 표준점수 최고점 추정치를 언어 134점, 수리 가 139점, 수리 나 136점, 외국어 128점으로 지난해보다 일제히 낮게 내놨다. 지난해 수능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은 언어 140점, 수리 가 153점, 수리 나 147점, 외국어 142점이었다.

◆난이도 조절은 실패, 변별력은 확보

올해 수능에서 전체 영역 만점자 비율을 1% 안팎으로 맞추겠다고 한 교과부와 평가원은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 지난해 수능이 언어 만점자 0.06%, 수리 가 0.02% , 수리 나 0.56%, 외국어 0.21%로 지나치게 어려웠던 데 비하면 전체적으로 만점자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언어와 수리 가는 만점자 비율이 0.2~0.4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메가스터디가 밝힌 올해 만점자 비율 추정치는 언어 0.33%(2천144명), 수리 가 0.43%(600명), 수리 나 1.5%(7천20명), 외국어 3.06%(1만9천603명)이다. 이투스청솔학원은 만점자 비율을 언어 0.25%, 수리 가 0.2%, 수리 나 0.8%, 외국어 1.7% 로 더 낮게 전망했다.

메가스터디, 유웨이중앙교육, 진학사 등이 발표한 1등급 컷은 언어 93~94점, 수리 가 88~89점, 수리 나 96점, 외국어 98점이다. 이는 언어영역 1등급 컷이 94점, 수리 영역 1등급 컷이 90점이었던 재작년(2010학년도) 수능과 비슷한 추정치다.

출제기관의 예상보다 영역별로 체감 난이도가 차가 나면서 변별력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11일 "올해 수능은 응시자 수도 재작년 수능과 비슷한 정도인데 1등급 컷은 1점씩 더 떨어졌다"며 "이들 영역 만점자 수는 0.3%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능을 출제 당국은 쉽게 냈다고 밝혔지만 수험생들은 채점 이후부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는 반응을 많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언어는 낯익은 지문들이 나와서 시험 직후 잘 봤다고 생각했다가 가채점을 해보니 틀린 문제가 많은 '착시효과'가 있었다"며 "비록 1% 목표 달성이 안 되더라도 작년보다 쉽게 출제됐고 나름대로 변별력도 가지면서 EBS 연계율 70%를 달성한 점, 입시 준비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시 지원, 체크 포인트

▷수시 이월 인원을 확인하라=올해 정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중의 하나는 수시에서 정시로 넘어오는 이월 인원이다. 지난해까지는 수시에서 미등록 인원이 발생할 경우 이 인원을 대부분 정시로 이월했으나, 올해는 서울대를 제외한 대다수 대학이 미등록 충원을 실시하기 때문에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대폭 줄어들 것이다. 지난해는 수시 이월 인원이 수시 정원의 20~30%에 달했으나 올해는 10~15%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실제로 이월 인원이 얼마나 될지는 수시 미등록 충원이 끝나는 12월 20일 이후에 알 수 있다. 전년 대비 수시 이월 인원 비율이 대폭 낮아지는 학교나 학과 경우, 실질적인 정시 정원이 전년 대비 대폭 줄어들기 때문에 경쟁률이나 합격선이 올라갈 수 있다. 따라서 12월 20일 이후 수시 이월 인원이 얼마인지, 그리고 전년 대비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반드시 확인한 뒤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영역별 반영비율과 가산점을 확인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을 선택하라=수능이 쉬우면 동점자나 비슷한 점수대의 지원자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정시 지원 시점에서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이 경우 영역별 반영 비율에 따른 유불리를 정확히 분석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학생부 실질 반영 비율을 확인하라=정시에서는 수능이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이지만, 학생부 성적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학생부 성적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경우는 수능 우선선발이나 수능 100% 전형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 그 밖의 일반선발에서는 학생부도 합격의 변수가 된다. 특히 수능이 쉬울 경우, 학생부 성적의 미세한 차이에 의해 당락이 좌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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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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