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공연 중심도시이며 문화예술 중심도시다. 좀 더 진실되게 말하자면 유럽의 도시들처럼 문화예술이 살아 숨쉬는 도시로 만들어가고 있는 단계다. 음악, 미술, 무용 등 순수 예술가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그들이 설 자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곳이기도 하다. 몇 년 전부터 대구에 뮤지컬 붐이 일어났으며 그 후 대구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뮤지컬축제가 만들어져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금 대구는 지역에서 100%로 제작된 한 영화가 화제다.
8일 한일시네마(구 한일극장)에서 지역 최초의 대구 토종 상업 영화 '기타가 웃는다' 시사회가 열렸다. 대구 출신 감독이 만들었으며 7억5천여만원의 적은 예산으로, 전체 로케이션의 94% 이상 고모동을 중심으로 한 수성구에서 진행된 영화의 시사회였다. 이날 시사회에는 김범일 대구시장과 문화계 인사들, 출연배우들, 투자자들이 참석했다.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영화시사회에 시장이 참석한다는 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대구 자본으로 만든 영화에 대한 격려와 지원을 위해 온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잠시나마 해보았다. 영화 제작에 든 비용도 감독의 사재와 지역 기업가의 투자금이다.
영화 '기타가 웃는다'는 한마디로 표현하면 인간 냄새가 나는 영화다. 순수하고 순박한 경상도 사람과도 같이 웃음과 정이 가득한 영화다. 주연배우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배우들은 대구지역 연극 배우들이나 지역 주민들이 출연해 만들어졌다. 대구 특유의 사투리가 우리들의 실생활처럼 자연스럽게 묻어나고 순수성과 창의성, 그리고 성실함이 보이는 작품이다. 요즘 트렌드인 지나치게 자극적인 영화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따뜻함과 휴머니즘이 있다. 이 시대 전반을 관조하면서도 결코 심각하거나 무겁지 않게 쿨하게 한마디 툭 던진 것이 꽤나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따뜻함과 웃음으로 표현한 영화다.
'기타가 웃는다'를 지금까지 세 차례 봤다.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시사회,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극장에서의 시사회 그리고 한일시네마 시사회 등 세 차례의 시사회를 거치면서 영화는 처음보다 완성도면에서 많이 좋아졌음을 느꼈다. 이제 출발이다. 영화불모지인 대구에서 지역 자본으로 영화를 만들고 극장 상영까지 한다는 것만으로도 대구 영화산업의 발전성을 발견한 것이다. 대구시에서 지원하는 드라마 '사랑비'도 대구를 배경으로 촬영하고 있어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을 통해 대구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화산업을 통해 대구를 알리고 대구의 관광 잠재성을 개발해 상품화할 수 있는 관광콘텐츠 계발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정희 예전아트센터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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