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당의 안과 밖에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3년반 동안 추종은 물론 비교를 허용치 않을 정도의 대세론의 주인공이던 박 전 대표에게 지난 9월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서울시장 후보로 등장하면서 빨간 불이 켜진 뒤로 상황이 별로 호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15일 공식 발표된 안 교수의 1천500억원 재산 사회 환원 선언은 박 전 대표의 운신의 폭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자활과 자립을 위한 고용'을 강조했던 복지철학이 당장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안 교수에게 밀리는 모습이다.
당 내부에서도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의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박 전 대표를 향해 "능력이 검증된 바 없고, 신비주의가 지나치다"는 발언을 했고, 정 전 대표도 자신의 자서전(나의 도전 나의 열정)에서부터 최근까지 박 전 대표와 사사건건 각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다 한때 정치적으로 박 전 대표와 동반자였던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범중도' 보수층을 껴안겠다고 시사하며 신당(가칭 大중도신당) 창당 선언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박근혜 신당론'에서부터 반박(反朴) 연대설까지 한나라당 쪼개기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로서는 당 안팎의 이런 위기가 오히려 '좋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야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통합(빅텐트론)과 당 내부의 견제가 여권의 차기 총선과 대선의 흥행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지사나 정 전 대표, 그 밖에 등장할 보수 진영 인물들과 꾸준히 '스파링'를 하면서 박 전 대표의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방어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도 최근 "보수 진영에서 좋은 인물이 많이 나와 경쟁할수록 집권 여당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박 전 대표로서도 내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하는 '박근혜 조기등판'도 당의 위기를 구출할 인물이 박 전 대표밖에 없다는 지배적 여론에 따른 것이다.
최근 제기된 '공천 물갈이'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순서가 잘못됐다"고 밝히자 주춤해졌고, 박근혜 신당 창당도 '없던 일'로 일축하면서 숙지는 분위기다.
이처럼 박 전 대표는 돌발변수와 관계없이 자신의 대권 시간표대로 가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친박계 사정에 밝은 정치권 한 인사는 "일련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박근혜 대세론이 안정감을 찾을 것이고 '결국 박근혜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subo801@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