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S혁명이 바꿀 세상

산업(I) 혁명은 인간에게 근육형 산업을 만들어 노동에서 해방시켰고 디지털(D) 혁명은 인간에게 뇌를 대신하는 산업을 만들어 기억의 저장과 전달을 가능하게 하였다. 지금 스마트(S) 혁명은 인간의 오감을 통해 감성을 전달하는 산업을 만들어 세상을 뒤집어 놓고 있다.

인터넷이 뇌를 닮은 기계들끼리의 연결이었다면 스마트 혁명이 가져온 소셜네트워크(SNS)는 인간의 감성을 연결하는 수단이 되었다. 감성이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을 도는 광속의 속도에 연결되면 판단의 옳고 그름은 나중이고 액션이 먼저다.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말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네트워크 시대의 파워는 "네트워크에 접속된 가입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넷칼프의 법칙이 적용된다. 인터넷에 연결된 가입자, 추종자의 수가 경쟁력인 시대가 왔다. 선거에서 아날로그 거대 정당이 디지털 미디어로 무장한 시민대표에게 꼼짝없이 당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유선전화 수준의 정보 유통속도로는 광속으로 중계가 이루어지는 SNS를 당할 재간이 없다.

아이 때는 기(氣)가 발바닥에 모이고, 20대는 허리에 모이고, 30, 40대는 가슴에 모이고, 50, 60대는 입에 모이고 70대가 되면 기가 머리에서 빠져나간다고 한다. 그래서 10대들은 싸돌아다니고, 20대는 연애하는 데 목숨 걸고, 30, 40대는 가슴속에 들끓는 야망을 불태운다. 그러나 50, 60대는 이미 기가 쇠하기 시작해 기가 살아 있는 것은 입밖에 없어 잔소리와 말만 많다는 농담도 있다.

20, 30대의 뜨거운 가슴이 빠른 손놀림을 통해 SNS로 전달되는 속도를 이미 기가 빠지고 손발의 기능이 둔화된 50, 60대가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진 5060과 못 가진 2030의 대립이 지금 유럽과 미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정치에서도 거대 정당이 디지털로 무장한 시민대표를 못 이기는 것도 스마트한 네트워크의 힘 때문이다.

이 스마트한 네트워크의 힘이 정치도, 경제도, 문화도 모두 바꿀 판이다. 이것을 돈벌이로, 젊은이들의 창업의 장으로, 국가의 신성장동력으로 만들 재주를 부려야 하는데 여전히 아날로그식 예산 논쟁, 부채 논쟁에 국가의 모든 것을 쏟고 있는 것이 미국, 유럽, 한국의 정치인들이다.

지금 사회불안의 이유는 젊은이들의 실업과 질 나쁜 고용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을 구제할 수 있는 것은 '부채'라는 세금 청구서가 아니고 애플 같은 신기술 회사 700개면 된다. 연간 2만 명의 신규 고용을 하는 애플 같은 회사 700개만 있으면 연간 1천400만 명이고, 3년이면 4천200만 명의 젊은이를 고용할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 애플의 시가총액이 세계 1위를 하고, 애플의 적수였던 전통의 IT 강자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실물보다 앞서가는 금융시장이 경제광산의 카나리아다. 경제광산의 카나리아는 S혁명의 변화 물결이 무섭게 닥친다는 것을 이미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9억5천만 명의 핸드폰 가입자를 가진 중국의 모바일과 인터넷 회사들의 시가총액이 또 다른 증거다. 1인당 소득 4천달러대 가난한 나라의 모바일과 인터넷 회사들의 시가총액이 왜 끝없이 커질까? 바로 네트워크의 힘이다. 산업의 국제적 이전이 방직, 화학, 철강, 자동차, IT로 바뀌던 역사의 추세에 단절이 생기는 것이다. 모든 제조업이 지금 공급과잉이어서 문제다. 이제는 정보의 교환을 통해 과잉생산을 없애고 효율적인 생산, 한 발 더 나아가 인간이 간절히 원하는 생산만을 하는 시대다.

그래서 모든 전통산업은 디지털과 접합했을 때만 경쟁력이 유지된다. 아날로그 DNA에 디지털의 바퀴를 달아야만 광속으로 변하는 시대에 살아남는다. S혁명이 가져온 네트워크의 시대에는 이젠 지역도 문제가 안 된다. 1초에 지구를 일곱 바퀴 반 도는 속도에 지역적 거리 문제는 없다. 정보에는 국적도, 지방색도 없다. 오로지 누가 더 빠른 정보와 세상을 변화시킬,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선보이느냐의 경쟁이다. 지역 특색을 강조한 지방의 낙후를 걱정하기보다는 스마트 혁명에서 낙후되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다. 지방도 이 급변하는 스마트 혁명 시대에 아날로그식으로 대처하면 지방의 낙후는 지금보다 더 가속화 될 수 있다.

전병서/경희대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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