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실이 학교 특별활동 공간.'
대구국제학교에 온 지 100일이 갓 지난 마크 그라이스(53) 교장은 솔선수범과 실용주의 교육의 대가다. 그는 매주 수요일이면 교장실에서 로봇클럽 지도교사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친다. 로봇 관련 교육 기자재도 교장실 한쪽에 마련해 두었다. 레고(Lego)에서 만든 정교한 로봇 부품들을 조립하고, 프로그램을 장착한 자동 머신들을 직접 조작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또 유투브(Youtube)를 통해 관련 동영상을 보면서 이론적인 도움을 받는다.
클럽활동 시간 동안 속사포처럼 영어가 쏟아졌지만 학생들의 이해도는 높았다. 질문도 서슴없이 나왔다. 그라이스 교장은 직접 로봇 조작을 통해 답변을 대신하거나 학생들에게 되물어 해답을 유도했다.
대구국제학교의 운영 스타일은 그라이스 교장의 이런 수업 방식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학생들이 스스로 해답을 찾고,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직접 궁금증을 해결하도록 하고 싶다"며 "더불어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능력이 있으면서 전공 분야에 특출한 학생들, 그리고 사회봉사에 적극적인 학생들을 배출하고 싶다"고 교육관을 피력했다.
대구국제학교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는 글로벌 엘리트를 배출하는 산실로 만들고 싶은 것이 그의 현실적 교육목표다. 이 때문에 매월 사회참여 봉사활동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이달에는 7'8'9학년 학생들이 대구 두류공원에서 '어르신 무료급식 자원봉사'에 참여했으며, 급식지원금 150만원을 후원했다. 더불어 학생들이 어르신들을 위해 음악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트라이애슬론, 수상스키, 스킨스쿠버, 하이킹, 스노스키, 보트 세일링 등 다양한 취미활동 및 운동을 하고 있는 그라이스 교장은 "대구국제학교 출신 학생들은 긍정적 사고, 활동적인 모습으로 국내 유명대학뿐 아니라 해외 명문대학에서도 인정받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직은 10학년(고1에 해당)이 최고 학년이지만, 2년 후부터는 대구국제학교도 졸업생이 배출된다. 올해 SAT(미국의 대학 입학 자격시험) 만점자도 나왔다. 유예지(10학년) 양이 미국에서도 어렵다는 SAT 만점을 받아, 대구국제학교의 가능성을 벌써부터 보여주고 있다.
그라이스 교장은 한국 어머니의 교육열에 대해 묻자, 약간 망설이며 이렇게 말했다. "교육열이 높습니다. 다시 말해 자녀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나 큽니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씀드릴 것은 자신의 자녀가 아닌 다른 자녀와 모든 것을 비교하지 말아 달라는 것입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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