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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출마 공직자들 줄사퇴..행정공백 우려

총선 출마 공직자들 줄사퇴..행정공백 우려

정치 지형의 큰 변화가 예고되면서 내년 4·11 총선에 뜻을 둔 공직자들의 사퇴가 잇따르고 있다.

총선에 출마하는 공직자는 선거 90일전에, 관할 지역에 출마하려는 기초단체장은 선거 120일전에 각각 사퇴하도록 선거법은 규정하고 있다.

정당마다 지역민심과 소통을 주요 공천기준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공직자는 일찌감치 사퇴한 후 얼굴 알리기에 나선 반면 현직 프리미엄을 최대한 이용하며 사퇴 시기를 조율하는 공직자도 늘고 있다.

부산에서는 이기우 경제부시장이 이달 3일 퇴임했다.

이 부시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해 그동안 경제산업 분야 시정을 이끌어왔지만, 내년 총선 때 경남 창원을에 출마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11월 취임한 부시장급인 허범도 부산시 정무특보도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내달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양산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제18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허 특보는 양산에서 재도전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의 일부 기초단체장도 선거구 조정결과 등을 지켜보며 사퇴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민주노동당 출신의 강병기 정무부지사가 진주을 지역 출마를 위해 이달 1일 도청을 떠났다.

강 전 부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노당 도지자 후보로 나섰다가 야권 단일화에 참여했으며, 이후 공동 지방정부 구성 차원에서 부지사로 일해 왔다.

경남도의 홍순우 정무특보 역시 고향인 통영·고성 지역에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경기도에서는 KBS해설위원을 지낸 유연채 정무부지사가 용인 기흥지역을 염두에 놓고 사퇴를 저울질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기초단체장 2명이 총선에 출마하려고 조만간 단체장 직을 그만두기로 했다.

지금까지 출마 의지를 확실하게 밝힌 단체장은 3선의 황주홍 강진군수와 서삼석 무안군수다. 여기에 재선인 노관규 순천시장도 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움직이는 분위기다.

대구에서도 이재만 동구청장, 임병헌 남구청장, 이종화 북구청장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훈 대구시 국장(교육파견)도 출마 여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국 경북 문경시장 등 경북의 일부 기초단체장도 총선에 나서느냐 마느냐를 놓고 측근들과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자들의 총선 출마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부산대 행정학과 강재호 교수는 "행정의 전문성, 연속성, 안정성, 소양 등을 갖춘 직업 공무원의 도전은 바람직한 면도 있지만, 기초단체장은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기초단체장은 불과 1년전에 4년 임기를 하겠다고 주민과 약속하고 요란스럽게 선거를 했는데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묵계'를 깨는 것은 비난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의 한 관계자는 "정치에 뜻을 둔 고위 공직자는 현직에 있을 때부터 지나칠 정도로 외부 활동에만 열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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