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페라 3단체 통폐합 나선 대구시 "득실논란 만만찮네"

시, 재단법인화 관련 간담회서 다양한 의견

대구시가 오페라하우스와 오페라축제조직위, 대구시립오페라단을 통합하는 가칭
대구시가 오페라하우스와 오페라축제조직위, 대구시립오페라단을 통합하는 가칭 '오페라재단'설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대구 오페라하우스 야경 모습.

대구시가 오페라하우스와 오페라축제조직위, 대구시립오페라단을 통폐합 하는 '오페라재단'설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오페라 법인화'관련 간담회가 11일 대구경북연구원에서 열렸다.

대구시는 현재 오페라하우스와 오페라축제조직위, 시립오페라단 3개로 나누어져 있는 조직을 하나로 묶음으로써 ▷인건비 및 경상비 절감 ▷집중화 전문화로 오페라 창작기반 조성 ▷통폐합에 따른 잉여인력 및 예산을 오페라 창작 및 예술단 육성에 직접 사용 등 장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심 더 나아가, 재단 독립으로 외부 후원금 유치도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시 "재단 안정되면 예산 줄일 것"

간담회에서 김완준 계명아트센터 관장은 "전국적으로 재단이 대세다. 그리고 현재 오페라하우스와 조직위, 시립오페라단은 인원 중복으로 효율성이 떨어진다. 인력절감으로 생겨나는 잉여예산을 기획예산으로 잡으면 질 높은 공연이 가능할 것이다. 특히 민간단체가 될 경우 사업 추진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재단을 만들려면 단 몇 명이라도 오케스트라, 합창단을 뽑아야 안정적으로 수준 높은 오페라 제작 및 공연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예산감축은 절대 없어야 하며, 앞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삼룡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시립오페라단이 오페라하우스로 넘어감에 따라 지금까지 잡히지 않던 인건비까지 잡혀 예산이 상승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고 말하고 "처음에는 지원하겠지만 차차 재단이 안정화되면 예산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무학 대구예총 회장은 "2010년 1월부터 지금까지 오페라재단 설립과 관련해 회의 두 번 한 게 고작이다. 타도시에서 대세라고 해서 무조건 따라가는 것은 옳지 않다. 대구에는 이미 몇몇 문화재단이 설립돼 있지만 성공한 것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기존 문화재단의 성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특히 과연 재단이라는 형태가 예술의 자율성을 보장해줄 것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원로 음악가 임우상 씨는 "지금까지 잘 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원칙부터 재확인하는 회의를 한다는 게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남상욱 대구오페라축제조직위 사무국장은 "현재 3개 조직 간 중복되는 업무가 많다. 재단이 설립되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근 오페라하우스 관장은 "법인화한 다른 공연장의 예에서 보듯이 수익창출을 위해 자체 제작을 기피하고, 대관에만 치중할 경우 오페라 공연문화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또 수익에 집중한 나머지 저소득층 문화바우처 혜택 축소가 우려 된다. 대책이 마련 돼야 한다"고 말했다.

◇ 재정자립도 향상, '낙관은 금물'

대구 음악계에서는 가칭 '오페라재단'과 관련해 의견이 분분하다. 법인화에 대해 우선 '재정자립도를 향상시킬 것'이라는 견해와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현재 재정 자립도 80%에 달하는 서울 예술의 전당 수익구조는 부대시설수익 50%, 대관료 15%, 매표 15%으로 구성돼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경우 법인화 하더라도 직영 혹은 임대수익을 올릴만한 부대시설이나 유휴부지가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대구문화재단의 한 관계자는 "현재 대구에서 순수 후원금을 낼 수 있는 기업이나 개인은 거의 없다. 결국 기업과 재단이 주고받는 구조, 서로 이익이 되는 구조이어야 하는데, 문화재단이 내놓을 게 별로 없는 상황이라 사업에 어려움이 있다. 아마도 오페라재단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공연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아이디어만 좋으면 얼마든지 메세나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현실적으로 어렵다. 수성문화재단이나 대구문화재단의 현황과 성과를 면밀히 검토해 본 뒤에 추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그러나 민영화로 재정자립도를 높일 수 있다는 쪽이든 어렵다는 쪽이든 '수익에 너무 치중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는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 음악인은 "세계 어느 나라 극장이든 오페라공연의 수익률은 10% 안팎이다. 재단출범으로 재정자립도 향상에 치중할 경우 극장 자체의 가치훼손은 물론 오페라 장르의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며 "재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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