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기장판 하나 더 켰더니… 전기요금 2배 늘어났대요

"전기요금 폭탄 조심하세요."

주부 권미영(35'여) 씨는 며칠 전 전기요금고지서를 받고 화들짝 놀랐다. 전기요금이 무려 15만원가량이나 나왔던 것. 지난달까지만 해도 7만9천원대의 요금을 낸 권 씨는 요금이 지나치게 많이 나왔다는 생각에 한국전력에 전화를 걸어 따져 묻기까지 했다. 하지만 전기요금을 2배로 불린 주범은 바로 카페트형 전기장판이었다. 전기장판의 전력소비량이 기존 사용량에 더해져 누진세가 적용되는 가정용 전기요금이 갑자기 불어난 것. 권 씨는 "얼마 전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왔는데 아파트보다 많이 추워 지난달부터 전기장판을 틀기 시작했다"며 "홈쇼핑에서 좌우를 나눠 온열할 수 있어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샀는데 황당하다"고 말했다. 쌀쌀해진 날씨에 가정에서 전열기 사용이 늘면서 전기요금 폭탄이 우려되고 있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사용량 구간별로 요금이 달라지기 때문에 추가 사용량이 많지 않더라도 누진세가 적용돼 갑자기 전기요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절전형에 속지 마세요

부쩍 날씨가 추워지면서 대형마트나 인터넷쇼핑몰, 홈쇼핑 등에서 전기장판, 온풍기 등 다양한 전열기구를 선보이고 있다.

'전력사용량이 적다' '절전형' 등의 문구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하지만 이런 전기요금의 함정에 빠져 마음 놓고 전열기를 사용했다가는 지난해 겨울의 전기스토브로 인한 요금폭탄 악몽이 재연될 수도 있다.

실제로 전열기구의 전력사용량에 따른 전기료 자체는 저렴하다. 전력소비량이 450W인 전기장판을 하루 8시간 30일간 사용하면 전력량은 108㎾h로 전기요금은 8천560원 정도다. 하지만 4인 가구 전력평균사용량인 312㎾h에 108㎾h의 사용량이 더해지게 되면 총 사용량 420㎾h가 되면서 8만5천540원의 요금이 나온다. 312㎾h의 주택용 전기요금 4만7천440원의 2배 가까운 금액이다. 전기장판 외에 온풍기 등의 전열기구를 동시에 사용하면 사용구간별로 전력당 요금이 비싸지는 누진세가 적용돼 전기요금이 평소의 2~3배가량 나올 수도 있다.

◆대기전력 줄이고 전열기구 소비전력 확인

겨울철 전열기구 전기요금 폭탄을 맞지 않으려면 현명한 전기소비 습관이 필요하다.

계절과 상관없이 가장 간단한 전기절약 습관은 대기전력을 줄이는 일이다. 대기전력은 가전기기의 전원을 연결했을 때 사용하지 않는 동안에도 낭비되는 전력이다.

먼저 겨울철 이전 전력사용량을 파악하고 전열기구의 전력소비량을 확인해 예상 전기요금을 확인해본다면 사용빈도나 시간도 조절할 수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소비량의 11%가량이 대기전력으로 낭비되는 만큼 컴퓨터,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을 사용하지 않을 때 코드를 뽑거나 절전형 멀티탭의 스위치를 끄는 것만으로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주부 이은정(31) 씨는 "체크리스트를 현관문에 붙여 두고 외출할 때마다 하나하나 전원을 차단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대기전력을 관리하고 나서 전기요금이 한 달 평균 1만원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가전제품 중에서도 열을 발생시키는 겨울철 전열기구는 전기소모가 많기 때문에 사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겨울철 이전의 전기사용량을 미리 계산해두고 전열기구의 전력소비량을 파악해 전기요금을 계산해보고 사용빈도를 조절하면 요금폭탄을 피할 수 있다.

한전 관계자는 "겨울철 전력사용량이 여름철을 뛰어넘기 때문에 전기를 절약하는 습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전열기구를 사용할 때는 전력소비량을 꼭 확인하고 한전 사이버지점(cyber.kepco.co.kr)에서 예상 전기요금을 계산해본 뒤 구매하거나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