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라'불교 소재 구도자적 정신 화폭에 오롯이

국립경주박물관은 지홍 박봉수 화백(1916~1991)의 20주기를 맞아 그의 작품세계를 되돌아보는 추모 특별전을 개최한다.

15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경주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청태반가사유상'을 비롯한 그의 그림 30점과 참고자료들이 함께 선보인다.

경주에서 태어난 박 화백은 평생 고향의 자연과 전통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아 그림을 그렸다. 그는 경주의 수많은 돌부처를 보며 '그 앞에서 기원했던 신라인들과 나눈 대화를 그린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설'과 '설불' 등 신라와 불교적인 소재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한 그림들과 활달하고 거침없는 필치를 보여주는 전통적인 수묵화들이 선보인다.

또 '명상 그리스도'나 '금장천과의 대화'처럼 보는 이를 차분한 관조의 세계로 이끄는 작품들이 엄선돼 전시되며 국립경주박물관과의 인연을 보여주는 사진과 탁본 등의 자료도 소개된다.

박 화백은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한 화풍이 특징이다. 그는 한국화뿐만 아니라 서양화,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드는 등 실험적인 작품세계를 펼쳐나갔다. 그것에 적합한 장르와 기법, 재료를 선택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순례자처럼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그림으로써 많은 외국인들을 매료시키고 우리의 미의식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이영훈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1994년 경주에서 열렸던 그의 3주기 추모전 이래 약 20년 만에 그의 고향에서 열리는 뜻 깊은 전시"라면서 "관람객들은 자유로운 정신과 구도자적인 진지함을 화폭에 담아내었던 한 화가의 무궁무진한 작품세계를 재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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