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의 기세가 무섭다.
현재 중국의 인터넷 사용 인구 5억 명 중 1억9천500만 명이 웨이보를 하고 있다. 이 숫자는 지난해 말 6천300여만 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웨이보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건'사고 등 무슨 일이 있을 때 가장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기존 매체들이 전하지 못했던 소식을 전하며 상당히 영향력 있는 뉴스 전달 매체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7월 베이징과 상하이를 잇는 고속철의 잇단 사고 소식, 또 원저우(溫州) 고속철 참사 사건 등을 맨 먼저 알린 것도 바로 웨이보이다. 특히 웨이보는 중국 당국의 실수와 잘못도 일일이 꼬집으며 그동안 기존 매체들이 할 수 없었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래서 상당수 정보가 통제되는 중국의 현실에서 네티즌들의 웨이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또한 정부기관과 경찰 등 관공서의 웨이보도 증가 추세다. 경찰서의 경우 어린이 유괴 사건 등 각종 사건을 웨이보를 통해 신속히 정보를 주고받아 발 빠르게 해결하고 있다. 공안부 천스취(陳士渠) 주임의 경우, 지난해 1천400여 개의 웨이보 상에 90만 명의 팔로어들로부터 사건 해결에 도움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장쩌민 전 주석의 사망설 등 허위 정보 또는 무책임한 정보를 확산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 중국 당국은 유언비어와 음란물 유통, 고의적인 비방, 국가안전과 공공이익 침해 등 웨이보의 폐해를 집중 부각시키며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거짓말과 근거 없는 소문이 번져 피해가 커지고 있다면서 인터넷 유언비어 유포행위에 대해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15~18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17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에서 웨이보 통제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회의에서 의결된 웨이보의 통제 법안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중국이 웨이보 통제에 이처럼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아무래도 웨이보가 사회적인 불만과 정부를 겨냥한 비판의 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위 등 소식과 중국의 부정부패 소식이 웨이보를 통해 여과 없이 전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신화통신과 CCTV 등 중국 관영 매체들도 '웨이보 때리기'에 적극 가세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2억 명 가까운 중국인이 웨이보를 애용하고 있고 빠른 속도로 정보 전달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의 통제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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