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국화를 만나보자. 국화는 가을 맨 끝자락에 모든 꽃들이 진 뒤 고고히 꽃을 피운다. 형형색색의 빛깔을 띤 국화의 자태에 반하고 은은하게 풍겨나는 향기에 취한다. 국화 향기를 따라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천등산(天燈山) 자락의 국화 재배지를 찾았다.
천등산 봉정사 입구에 이르자 다양한 색깔과 자태를 한 국화들이 길 양쪽에서 나그네를 손짓한다. 국화의 진한(?) 환영을 받으며 조금 올라가니 천등산 자락 곳곳에 온통 금빛 물결이 일렁인다. 노란 국화가 다랑이 밭을 수놓고, 은은하다 못해 진한 향기가 산 전체를 진동시킨다.
마침 이곳을 찾은 이달 8일은 올 첫 감국(甘菊·꽃이 작은 소국으로 채취해 차로 만드는 국화)을 따는 날이다. 감국이 늦가을의 서늘한 바람을 타고 수줍은 듯 살포시 노란 자태를 드러내며 하늘거린다. 노란 국화 밭에서 70~80명의 아낙네들이 국화 채취에 한창이었다. 지난 밤 꿈 속에서 본 국화가 사람인지, 사람이 국화인지 모를 정도다. "좋은 국화차 만들기 위해 꽃술이 적고 꽃잎이 많으며 향이 좋을 것을 따야제." 신동좌(70·여) 씨의 손길이 분주하다.
이곳에서 국화 재배를 하고 있는 김재현 안동국화차영농조합 대표는 "이른 봄에 식재해 10월 하순부터 보름정도 채취를 한다"며 "작년에는 서리가 많아 작황이 부진했는데, 올해는 기후가 좋아 평년작은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만여 평의 밭에 연간 20t의 생국화를 채취해 3t정도의 완제품을 만들고 있다. 국화꽃은 피고 질 때까지 기간이 보통 60일 안팎인데 서리를 보름가량 맞은 뒤 무서리가 오기 전에 채취해야 약재로 효능이 있다.
# "고요한 산속서 자라 맑고 깨끗…남북정상회담 선물 자부심"
◆김재현 안동국화차영농조합 대표
안동에서 국화차를 처음으로 상품화 해 안동국화차 '가을신선'을 만드는 김재현(56'안동국화차영농조합 대표·사진) 씨를 만났다.
-국화 재배 비결은.
▶안동 지역 자체가 토양이 좋고 일교차도 적합해 국화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화학비료나 농약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국화차 밭에 부직포를 깔아 잡초가 자라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건강한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국화를 한 번 심어서 계속 재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다시 심어 재배를 하고 있다.
-명품 국화차인 '가을신선'에 대해.
▶가을신선의 재료가 되는 토종국화(감국)는 제초제, 농약, 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 무 카페인 수제차이다. 고요한 산속에서 자라서 국화차의 꽃잎 한 송이 한 송이가 맑고 깨끗하기 때문에 꽃잎에서 차도 잘 우러나고 맑고 고귀한 향이 좋다. 또 안동시 공식 지정 특산품으로 청와대 납품은 물론 남북정상회담 선물용으로 전달되기도 했다. ISO9001 인증, ISO4001 인증 외에도 5건의 특허 인증을 갖고 있다. 현재 인터넷, 백화점 및 할인점, 전통찻집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안동국화차영농조합은 국화차 벤처농업지정업체로 용량에 따라 10~50g, 포장에 따라 삼각티백, 가루 티백 국화차와 국화베개, 국화비누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054)841-9003, 054)843-9009, 070-7753-9300.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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