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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펑펑' 재정 '빵빵' 스웨덴 경제 비밀은?

스웨덴 패러독스/유모토 켄지, 사토 요시히로 공저/ 박선영 옮김/ 김영사

스웨덴 패러독스/유모토 켄지, 사토 요시히로 공저/ 박선영 옮김/ 김영사 펴냄

복지를 주창했던 많은 선진국들이 재정위기를 맞았지만 스웨덴만은 여전히 경제강국의 위엄을 유지하고 있다.

2011년 7월 일본 민주당은 맞춤형 복지공약이 실현 불가능하다고 공식사과했다. 54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이 집권 2년만에 자신들의 선거공약이 잘못되었음을 고백한 것이다. 일본 민주당은 무슨 근거로 자신들의 맞춤형 복지공약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으며, 2년 만에 실현 불가능하다고 인정한 것일까.

복지정책을 확대하려니 성장이 어렵고, 성장에 집중하려니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사회가 불안하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과 보편적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나섰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스웨덴은 양립하기 어려운 이 두 가치를 함께 만족시킨 유일한 국가에 해당한다. 스웨덴이 강한 국가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견고한 복지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스웨덴은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인 동시에 경쟁력이 높은 국가다. 2007년 기준으로 조세부담률은 64.7%에 달하고, 소득과세는 56%에 육박한다. 동시에 국제개발경영연구소가 2010년 발표한 순위에서 스웨덴의 국가경쟁력은 6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3위, 일본은 24위다.

스웨덴은 높은 복지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높은 조세부담을 진다. 그러면서도 노동자의 실업과 기업의 도산을 당연시하는 엄격한 경쟁사회의 일면을 지닌다. 그 덕분에 국가경쟁력이 높은 것이다.

스웨덴 국민들은 '성장 없이는 복지도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스웨덴은 사회보장제도가 철저하게 구축된 국가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국민이라면 누구나 일하고 세금을 납부한다'는 전제조건 아래 설계됐다. 따라서 관대하고 후한 사회보장제도라고 하지만 일하지 않으면 최소한의 급부밖에 받을 수 없다.

스웨덴의 노동력 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 2008년 기준 세계 주요 경제대국의 노동력 비율이 75∼79%인데 반해 스웨덴은 79.3%로 매우 높다. 스웨덴 의회는 20세부터 64세까지 노동인구를 80%까지 올리기로 결의했다. 이처럼 노동력 비율이 높을 수 있는 비결은 여성과 고령자의 노동 비율이 나라보다 높기 때문이다. 당연히 여성과 고령자의 취업을 위한 다양한 시책이 마련돼 있다.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많은 세금을 내는 덕분에 수준 높은 사회보장제도가 성립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경쟁력이 높은 나라답게 스웨덴은 해고가 비교적 용이하며, 노동시장 또한 유동적이다. 기업은 실적과 조업현황에 따라 해고규모를 비교적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어떤 근로자를 해고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엄격한 규칙이 적용된다. 또한 특정 근로자를 해고하고 다른 사람을 채용하기는 어렵다. 해고 후 채용 때는 재고용을 우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동자는 쉽게 해고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태롭지만 충분한 실업수당과 재취업을 위한 직업훈련 혜택을 받는다. 기업은 경기후퇴 초기에 비교적 쉽게 구조조정을 할 수 있기에, 회복이 빠르고, 개인은 해고 뒤에 실업수당이 비교적 충분하고 재취업을 위한 훈련이 다양하기 때문에 재취업의 기회를 잡기 쉬운 것이다.

스웨덴이 수준 높은 사회보장제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국민들이 성실한 노동과 높은 세율 부담을 납득하고 감수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가 흔히 오해하는 것과 달리 고소득층은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저소득층은 덜 내지 않는다. 스웨덴의 조세부담이나 사회보장부담은 소득에 관계없이 일정비율로 부과되는 정률부담이다. 수입의 규모와 관계없이 자신이 버는 돈의 일정 분량은 반드시 세금으로 납부함으로써, 국민의 의무를 다하고, 그만큼 사회보장을 누리는 것이다.

이 책은 복지와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데 성공한 스웨덴의 성장과 복지모델, 국가경쟁력의 원천, 노동력 활용을 위한 다양한 제도, 엄격한 경쟁사회의 현실, 높은 세금을 납득하는 스웨덴인의 가치관 등을 구체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한다.

지은이 사토 요시히로는 교토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스웨덴에서 유학했고, 스웨덴의 경제, 정치, 사회문제를 바탕으로 한국과 닮은꼴인 일본사회를 연구하고 있다. 공동저자 유모토 켄지는 교토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은행가로 생활했으며, 현재 일본총합연구소 이사로 있다. 283쪽, 1만2천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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