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평생학습에 길을 묻다] ⑨일 삶 앎을 하나로 묶어라-러닝소사이어티

언제 어디서나 배우는 '학습도시'…삶과 일, 한길에서 만나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일과 삶 그리고 앎을 한데로 묶는 러닝소사이어티 조성 열기가 국내외에서 뜨겁다. 러닝소사이어티가 조성되면 개인에게는 일자리창출과 자아실현이, 지역사회에는 주민 만족도와 창의성이 개발되는 효과를 지닌다. 사진은 평생학습을 잘 실천하여 정부로부터 최근 2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은 칠곡군 평생학습마을.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일과 삶 그리고 앎을 한데로 묶는 러닝소사이어티 조성 열기가 국내외에서 뜨겁다. 러닝소사이어티가 조성되면 개인에게는 일자리창출과 자아실현이, 지역사회에는 주민 만족도와 창의성이 개발되는 효과를 지닌다. 사진은 평생학습을 잘 실천하여 정부로부터 최근 2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은 칠곡군 평생학습마을.
대구시교육청이 학교평생학습관에 교
대구시교육청이 학교평생학습관에 교'강사로 투입할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마련한 평생학습코디네이터 양성과정에 약 200명이 응모, 5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원하는 학습이 가능한 러닝소사이어티(평생학습사회)를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사람이 살아있는 한 평생 함께하게 될 평생학습이 일자리 걱정을 덜어주고, 삶에 윤기를 더해주며, 지자체에는 돈을 벌어다 준다. 영국 노르위치 에든버러 헐 그리니치 에든버러 시가 그렇고, 독일 예나 시, 프랑스 비엔나 시, 일본 가케가와시가 도시의 지속발전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평생학습사회를 만들었다. 중국은 차별 없는 이상도시로 여기는 소강도시를 만드는 과정으로, 전국에 60여 개 평생학습도시를 만들었다.

◇러닝소사이어티 잘 만든 칠곡 20억원 지원받아

국내에서는 기초지자체 82곳이 러닝소사이어티를 기반으로 한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됐다. 대도시 중에서도 서울 대전 경기 부산 제주 충남 울산 등 7개 도시가 평생교육전담부서를 만들고 예산을 투입하여 러닝소사이어티 조성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평생학습에 무기력한 도시는 행복도, 경쟁력도 기대할 게 없다. 젊은 시절 학교공부 잠깐 하고 더 이상 학습하지 않는 도시는 왠지 깊이가 없고 얄팍하다. 계속 '우리가 남이가' 식으로 제 편 챙기기에 급급하면 창조적인 발상이 나오기 어렵다. 지역특성에 맞춘 커뮤니티 기반 비즈니스가 창출될 수 없다. 도시면 도시, 농촌이면 농촌 어디서든 마을의 장단점을 제대로 알고, 학습해야 지역의 문제가 보이고 해결책이 나온다. "평생학습만 잘해도 먹고살 길이 생겨요." 칠곡군은 일찌감치 평생학습도시를 선포하고, 러닝소사이어티를 구성했다. 칠곡 금남리에 평생학습마을을 조성하고 미래구상학교를 운영하면서 농촌형 밥공장을 차렸다. 바쁜 농사철은 물론 노약자들만 있어도 식사 걱정이 없다. 마을 밥공장에 와서 먹으면 된다.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모델이다. 두부공장도 차려서 벌이가 쏠쏠하다. 순 우리 콩으로 만들어서 고소한 금남리 두부는 없어서 못 판다. 300여 주민은 오이를 특작으로 재배하고, 인터넷을 통하여 공동판매한다. 밤이면 매봉서당에서 함께 학습삼매경에 빠진다. 칠곡군의 이런 평생학습 열정은 정부로부터 인정받아 며칠 전 2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대구 평생학습자 수 폭발적 증가

포항시 상대동, 경주시 안강읍, 김천시 아포읍, 영주시 안정면, 봉화군 춘양면, 안동시 용상동, 상주시 함창동, 군위군 의흥면, 칠곡군 동명면, 예천군 동명면, 구미시 장천면, 영천시 중앙동, 고령군 다산면에서도 러닝소사이어티로 만드는 평생교육정책이 실시되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에서는 안산학연구원(원장 전은경 서울디지털문화예술대교수)이 평생학습으로 지역발전을 기하고 있다. 읍면동 단위에서도 들불처럼 번지는 러닝소사이어티에 대한 필요성을 대구시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젊은 시절 공부한 것으로는 버텨내기 힘든 지식기반사회에서 급선무는 일과 삶과 앎을 하나로 묶는 러닝소사이어티 조성이다. 러닝소사이어티가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오듯이 학습하지 않는 도시에는 희망이 찾아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학습사회는 모두가 가르치고 또 배우는 입장에 서게 된다. 어느 일방이 주입하는 식이 아니다. 불만이 있으면 불만을 막는 게 아니라 구성원이 다 듣고 해결책을 찾아간다. 그래서 평생학습사회가 구현되면 도시는 한결 개방적, 수용적, 창의적인 성향을 띠게 된다. 그걸 알면서도 예산 타령, 인력 부족만 탓하고 있다면 대구시의 미래를 희망빛으로 물들이기는 어렵다. 최근 대구의 평생학습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대구 평생교육 프로그램 8천 개 육박

대구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금년 자료는 없지만, 2009년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 358.4%나 팽창했다. 교육문화도시로 알려진 대구시민들이 평생학습에 보여주는 열의의 반영이다. 전국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평생학습 참여율(도표 1 참조)이다. 부산 인천을 제치고 전국 7대 대도시에서 서울 다음으로 왕성한 참여가 일어났다. 러닝소사이어티를 향한 대구시민들의 이런 열정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경기도처럼 평생교육전담국을 설립할 요구가 충분히 발생하고 있다. 온 생애에 걸쳐 이루어지는 평생학습에 대한 대구시민의 요구가 얼마나 뜨거운지 사실 대구시는 알고 있다. 위의 수치들이 대구시의 평생교육기본계획안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행해지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8천 개에 육박한다. 이 중 문화예술 분야 프로그램이 58.0%를 차지하여 전국 평균 35.9%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직업능력향상 프로그램은 12.8%로 전국 평균 26.9%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도표 2 참조) 인생 100세 시대와 신기술력과 신종서비스가 복합적으로 출현하는 데 적응하지 못해서 일찍 직장문을 나서는 사오정을 위해서도 직업능력강좌는 필요하다. 실업자 과정, 재직자 과정이 고용노동부에서 열리고 있지만, 외국들은 평생교육기관들이 기술력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스킬을 심어주는 직업능력아카데미를 열고 있는 점을 감안, 이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

◇대구시 우선 평생교육협의회부터 구성해야

평생교육법 제12조와 대구시평생교육조례에는 대구시장이 연도별 평생교육진흥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시행 시 대구시교육감과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장을 의장으로 하고, 대구시교육감을 부의장으로 하는 대구시평생교육협의회는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올해 대구시는 세계육상대회를 빌미로 차곡차곡 학습경력을 쌓아서 취업 등에 활용하기로 되어 있는 평생학습계좌제 인증기관 지원에 필요한 실무작업조차 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전국에 440개나 되는 평생학습계좌제 인증기관이 대구에는 딱 4곳뿐이다. 지자체로 넘어오기 전 평생교육 관련 업무를 보던 대구시교육청은 평생학습코디네이터 양성과정을 실시했다. 곧 수료식을 가질 평생학습코디네이터 제1기생들은 심화교육을 거쳐서 대구시교육청에서 행하는 각종 평생학습현장에 교'강사로 투입된다. 대구시교육청은 2006년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먼저 학교평생학습관 사업을 시작, 현재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최미화 뉴미디어국장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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