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유럽 재정위기로 갈팡질팡하자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모르는 상황.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장기투자자인 연기금은 최근 철강'IT'자동차 대표 종목들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승부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연기금의 움직임을 눈여겨볼 것을 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단시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운 만큼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코스피지수 1천800~1천900선의 박스권 장세를 돌파하는 데 장애물이 되는 상황으로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가 불거진 국가들의 국채를 추가 매입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지 않으면 투자심리를 확대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암울한 예측이 주도적인 가운데서도 연기금은 적극적인 순매수세로 증시를 주도하며 구원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연기금은 10월 이후 2조3천억원 이상, 이달 들어서도 5천억원 넘게 사들이며 증시를 받쳤다. 연기금은 올 들어서만 10조원 이상 사들였다. 연기금은 유럽 재정위기로 증시가 조정받기 시작한 8월부터 매수세를 대폭 확대했다. 리먼 사태로 국내 증시가 급락했던 2008년 9월 3조원 넘게 사들인 것처럼 국내 증시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달 들어서도 연기금은 대내외 변수에 크게 영향받지 않고 꾸준히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혼란스러운 장세에서 연기금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이런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연기금은 단타로 매달리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투자를 하는 만큼 유럽 재정위기 등 외부 요인으로 장세가 어려울 때는 긴 안목을 가지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것. 최근 전기전자, 운수장비 업종의 상황이 코스피의 흐름과 조금 다른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연기금은 특히 전기전자를 6거래일 연속 순매수 중이다.
연기금은 최근 전기전자뿐 아니라 자동차, 철강업종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연기금은 삼성전자, 기아자동차, 한국타이어, 현대제철,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을 매수 상위로 올려놓았고, 이들 기업의 주가 대부분은 지난달 말에 비해 상승세를 보였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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