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강도시 포항 형산강, 털게도 재첩도 다시 돌아오다

[포토다큐] '펄떡 펄떡' 생기 되찾은 강 생태계

포항 형산강이 살아나고 있다. 수년간 자취를 감췄던 재첩이 돌아왔다. 17일 오후 형산강 하류 포항 섬안큰다리 부근. 이곳 강에서 재첩을 캐는 어민 유학동 씨가 올해 막바지 재첩 채취에 나섰다. 유 씨는 채취 작업 30여 분 만에 엄지손가락만 한 재첩 10여㎏을 캤다.

형산강 수질이 좋아지면서 유 씨는 지난해 11월 이곳 형산강에 처음으로 재첩 종패를 뿌리고 올해 첫 수확을 시작했다. "올여름 더위에 일부 재첩이 고사해 피해를 본 것을 제외하면 비교적 성공한 셈입니다."

유 씨는 올해 형산강에서 하루 평균 50㎏ 정도의 재첩을 채취했다. 수십 년 전에 볼 수 있었던 형산강 재첩이 이제 되살아난 것이다. 포항 형산강에는 유 씨를 포함해 4명의 어민들이 허가를 받아 재첩 채취를 하고 있다.

이날 연일대교 상류 쪽에서는 대부분의 하천에서는 볼 수 없는 참게도 목격됐다. 한 시민이 재미삼아 강가에 놓은 통발에 몸통이 어른 주먹만큼 자란 참게가 잡힌 것. 실제로 지난 여름철에는 낚시꾼들이 이곳에서 참게를 많이 잡기도 했다. 형산강에 참게가 돌아온 것은 몇해 전 경주시에서 형산강 서천에 참게 종묘를 방류한 결과다.

참게는 가을철 바다 근처에서 산란해 봄철에 부화 후 하천으로 거슬러 올라와 성장하는 회유종이다.

포항 형산강에는 밀물 때면 바다에서 거슬러 온 감성돔, 숭어, 가자미 등이 상수원 취수보 앞까지 떼로 이동하기도 한다. 바닷물이 드나드는 형산강 하류의 특성 때문에 수질이 맑아지자 이곳 수중 생태계도 그만큼 풍부해졌다. 그 때문에 이곳은 겨울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된 지 오래다.

형산강 물이 예전보다 한층 맑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염원에 대한 관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수질 악화의 주범인 생활하수, 공단 배출수, 축산폐수 등에 대한 오염도를 줄여야 한다. 또한 이들이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형산강은 상류에 17개의 지천을 거느리고 있다. 강이 살면 수중생태계가 살아나고 더불어 생태계도 복원된다. 자연이 살아나면 인간의 삶도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사진'글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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