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에 새터민을 위한 첫 공식 쉼터가 생겼다. 대구 남구 대명9동에 자리한 '바오로 쉼터'. 정식 명칭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과 대구구천주교유지재단 공동운영 주택 미배정자 남성공동생활가정'이다. 이달 3일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가 참석한 가운데 축복식도 가졌다.
대구대교구가 운영하는 이곳은 3개의 빌라트 내에 사무실과 숙소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최대 새터민 1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이곳은 새터민들이 대구에서 주택을 배정받기까지 임시로 머무는 장소다. 최대 3개월까지 거주할 수 있다. 바오로 쉼터 센터장 장숙희 수녀(대구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는 "새터민들이 선호하는 지역이 수도권이나 대도시다 보니 대구 또한 주택 공급이 넉넉지 않아 매월 새터민 가운데 주택 미배정자가 나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주택 미배정 새터민들이 수도권에 있는 새터민 쉼터에 머물다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 하지만 바오로 쉼터가 생김으로써 그런 불편함을 없앨 수 있다고 했다.
이곳은 남성 새터민들이 머무는 곳으로 특화됐다. 새터민들이 통일부에서 운영하는 하나원에서 퇴소하면 주택을 지급받는데 대도시의 임대주택 사정이 원활치 않아 가족 단위나 여성 위주로 우선 배정을 한다. 이 때문에 홀로 온 남성 새터민들이 주택 배정을 받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 바오로 쉼터는 그런 이들을 위한 장소라는 것이다.
이곳은 새터민들이 숙식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일반 가정집처럼 TV나 냉장고, 컴퓨터 등 생활제품들이 모두 갖춰져 있기 때문. 더욱이 새터민들은 이곳에서 머물면서 다채로운 적응 프로그램 교육을 받는다.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적응하는 프로그램과 대인관계 능력 향상 프로그램, 개인 능력 계발, 심리상담, 취업준비 교육 및 훈련과정 등의 교육을 받는 것. 장 수녀는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교육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새터민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도록 최대한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오로 쉼터에는 2명의 생활관리인도 거주한다. 새터민들과 모든 생활을 같이하면서 식사부터 여가, 교육 등 생활 전반에 대해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
장 수녀는 새터민을 돕기 위한 '커피 브라운'이라는 커피점 프랜차이즈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서민이나 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상표를 무료로 내줘 수익을 통해 그들이 성의껏 새터민을 후원하도록 하고 장기적으로는 새터민도 커피점을 운영해 경제적 자립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장 수녀는 새터민들에게 좀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호소했다. 새터민들은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꿈과 환상을 갖고 있지만 막상 터를 잡고 살게 되면 가장 소외 부류로 남는 경우가 많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늘고 있지만 새터민은 남북갈등이 생기면 분노의 표출 대상이 되는 등 정치적 요인으로 더욱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단적인 예로 새터민 노인들은 아파트 노인정에도 함부로 가지 못할 만큼 차별을 당한다고 했다.
장 수녀는 "새터민들이 바오로 쉼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하느님을 알 수 있도록 영적 차원의 삶으로 이끌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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