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구단 대구FC의 활로는] (2)시·도민구단이 현실

해만다 10억∼20억 적자 허덕…자금 지원 '키다리 사업' 없나요

대구FC의 홈구장인 대구스타디움과 인천FC의 축구전용구장인 숭의전용구장.
대구FC의 홈구장인 대구스타디움과 인천FC의 축구전용구장인 숭의전용구장.

K리그의 시'도민구단은 모두 6곳으로 대구FC(2003년), 인천 유나이티드(2004년), 경남FC(2005년), 대전 시티즌(2006년), 강원FC(2010년), 광주FC(2011년) 등이다. 대전은 1997년 계룡건설 등이 기업 컨소시엄을 구성, 기업 주도형 기업구단으로 창단했다가 2006년 시민구단으로 전환했다.

이들 시'도민구단은 열외 없이 열악한 재정 탓에 '쩐(돈)'과의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시'도민구단은 이곳저곳에 손을 벌려 지원을 얻어내지 못하면 구단 운영이 힘들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창단에 따른 초기 지출이 많은데다 매년 구단 운영비 마련에도 애를 먹어 자본금에 손을 대고 있는 것도 시'도민구단의 공통적인 문제다.

경남FC 자본금은 이미 마이너스 상태로 돌아섰고, 다른 시'도민구단들도 1, 2년 내에 자본금이 완전 잠식될 전망이다. 2003년 자본금 163억원으로 시작한 대구FC도 해마다 10억~20억원의 적자 탓에 자본금이 잠식됐고, 2007~2009년엔 적자 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축 재정에 돌입하는 등 9년간 버텨왔지만 남은 자본금이 25억원 정도라 내년이면 완전 잠식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구FC와 달리 일부 시'도민구단은 해당 지역 기업이나 지자체로부터 고정적으로 지원을 받고 있다. 경남FC는 STX로부터 매년 40억원을 후원받는 등 안정적인 수입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 경남도까지 나서 올해 경남FC 지원 조례를 제정한 덕에 재원 조달 상황이 더 좋아졌다. 경남은 시'도민구단 중 선수 영입에 목돈을 투자하는 등 상대적으로 씀씀이가 크긴 하지만 대신 선수 이적으로 재원을 확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구단 운영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또 강원FC는 강원랜드(40억원), 춘천시(10억원), 강원도(10억원), 강릉시(10억원) 등에서 70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예산 규모가 작은 편인 대전 시티즌도 대전시에서 나서 '직접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 상황이 호전됐다. 대전시는 올 2월 조례에 '경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할 수 있다'는 항목을 넣어 구단에 매년 보조금 30억원+α를 지원할 수 있게 했다.

광주FC는 큰 규모의 지원'후원 스폰서가 없어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지만 광주시와 금호건설, 아시아나, 신세계, 롯데백화점 등으로부터 창단 지원을 많이 받은 등 후원받을 수 있는 곳이 적잖다.

GM대우(40억원), 신한은행(30억원) 등의 거대 스폰서를 확보하고 있던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우 GM대우의 후원이 끊기고 신한은행도 10억원 미만으로 후원 규모를 줄여 재정 상황이 열악해졌지만 비전은 있다. 축구전용구장인 숭의전용구장이 완공되면 인천 유나이티드가 운영권을 받아 장기적'안정적으로 수입금을 확보(50억원)하는 수익 사업 계획을 가지고 있는 등 또 다른 형태의 수입 창출 모델을 만들어낸 것. 인천시장이 바뀌면서 정책의 존속 여부가 불투명해지긴 했지만 계속 추진 중이다.

따라서 대구FC에도 대구시, 지역 대표기업 등의 직'간접 지원 대책과 구단의 수익 사업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재하 대구FC 대표이사는 "대구는 최소한의 안정적'장기적 재원 확보 구조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년 구단 운영비조차 조달하지 못해 자본금이 잠식되는 구조가 됐다"며 "구단의 자구 노력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입엔 한계가 있다. '구단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고정적'안정적 재원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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