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시간대(자정~오전 6시)에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셧다운제'가 20일부터 시행되면서 게임팬들과 게임업체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셧다운제 시행 첫날인 20일 새벽 시간대 일부 청소년과 어린이들은 셧다운제 시행 사실을 모른 채 게임에 접속했다가 접속이 어렵다는 공지를 접하고는 인터넷 게시판 등에 불만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셧다운제 시행을 미리 알지 못했는데 갑자기 게임에 접속하지 못한다는 공지창이 떠 한동안 어리둥절했다. 부모님 아이디로도 접속할 수 있는데 셧다운제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고 했다.
고교생 김철진(17) 군은 "실제 게임을 하고 싶으면 가족 아이디를 이용해서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정부 대책이 시대착오적"이라고 꼬집었다.
게임업체들도 셧다운제 시행이 국내 게임산업만 죽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역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게임도 하나의 문화로 발전하고 있는데 정부가 시대를 거꾸로 가려고 한다. 게임산업을 죽이려고 한다"고 반발했다.
지역 한 PC방 업주는 "PC방은 셧다운제와 상관없다. 요즘 단속이 심해 오후 10시 이후에는 청소년 출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셧다운제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다. 게임업체와 PC방 등에만 피해를 주는 불공평한 제도"라고 불만을 토해냈다.
현장에서는 셧다운제의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사용하는 청소년들이 많을 것이므로 실효성이 없다는 것. 한 고등학생은 "요새 인기가 높은 '서든어택'은 15세 이상 버전과 18세 이상 버전이 다른데, 15세 버전이 재미가 없다 보니 다들 부모 계정으로 18세 버전을 한다. 셧다운제는 별 소용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셧다운제 시행 첫날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부모, 아는 성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면 된다"며 셧다운제를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올린 글들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셧다운제를 시행하면 청소년들이 심야에 게임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틀렸다. 오히려 주민등록번호 도용 범죄만 늘리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셧다운제의 실효성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학부모 김모(47'여) 씨는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게임 접속을 차단하기 위한 취지의 셧다운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당장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청소년들의 건전한 게임문화를 셧다운제가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반겼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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