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하기 좋은 도시, 대구] ⑤중소기업 공동 브랜드 개발

브랜드 리뉴얼 '2040 고객' 핵심타깃으로…제 2도약 날개 단다

대구시 중소기업 공동브랜드
대구시 중소기업 공동브랜드 '쉬메릭'은 그동안 쌓아온 인지도를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맞이하려 한다.

부산의 테즈락, 경북의 실라리안, 대구의 쉬메릭….

10여 년 전 각 지자체는 앞다퉈 지역별 중소기업 공동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지역 특산품과 주요 생산품을 묶어 공동 마케팅과 홍보관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펼쳤지만 성공에 다른 브랜드는 한두가지에 불과했다. 이 중 대구시 공동브랜드인 '쉬메릭'은 80%대의 제품인지도를 꾸준히 유지하며 그 명성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성장의 쉬메릭

대구시 공동브랜드인 쉬메릭(Chimeric)은 '꿈같은' '환상적인'의 뜻을 가진 프랑스어 '쉬메리크'에서 파생된 말로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로 세계 최고의 품질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96년에 출범한 쉬메릭은 대구를 대표하는 공동 브랜드로 6개 품목, 15개 업체가 참여업체로 확정됐다. 국내 매출액 기준으로 1998년 37억5천500만원의 매출을 올린 쉬메릭은 매년 꾸준한 성장과 함께 참여 업체들의 추가와 감소를 거쳐 현재 18개 품목, 18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쉬메릭의 국내 매출은 2000년 100억원을 돌파한 뒤 2003년 183억8천400만원까지 꾸준히 성장했으나, 2006년에는 158억8천만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품질개발과 제품홍보에 적극 나서면서 2007년 257억7천400만원으로 전년보다 매출이 62% 증가했다. 이후 2008년 300억원을 넘어섰다. 수출액도 2006년까지 500만달러 안팎이었으나 2007년부터 1천만달러를 넘어섰다.(그래프 참조)

현재 쉬메릭은 패션의류, 패션잡화, 홈패션, 홈잡화, 목공예 등 5개 업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미국과 캐나다, 중국, 일본, 홍콩 등 해외 11개국에 상표출원돼 수출 중이다. 전국적으로도 101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공동매장으로는 대구에 두류공원 내 특산품판매장, 성서 드림피아, 약령시 대구 관광특산품 전시판매장, 서울 목동에 행복한세상백화점 등이 있다.

◆드러난 한계점

고감각 총합브랜드를 지향하는 쉬메릭은 초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20여 개 안팎의 업체가 참여하다 보니, 브랜드 및 제품 관리가 일관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또 지역 브랜드의 한계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난 15년간 쉬메릭에 투입된 예산을 보면 대구시의 연평균 지원금은 4억7천만원에 불과하다. 15년간 투입한 쉬메릭의 총 예산은 대기업이 하나의 제품 출시에 따른 홍보비에 불과한 수준인 것.

올해 대구상공회의소는 대구시로부터 12억5천만원의 보조금을 받았지만 절반이 넘는 6억5천만원이 대구FC의 지원금으로 쓰이면서 정작 쉬메릭의 홍보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지도 못했다.

참여 업체들의 태도 역시 도마에 올랐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공동브랜드 참여업체들이 시'도, 대구상의나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등 지원기관에 무임승차하려는 경향이 강했다"며 "쉬메릭이 전국적인 브랜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전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고 밝혔다.

◆제2의 도약

대구시 중소기업들의 공동 유통 창구역할을 하고 있는 쉬메릭은 그동안 제기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브랜드 리뉴얼'을 시도한다.

대구상의와 패션산업연구원, 대구경북디자인센터는 지난 9월 쉬메릭의 전문적이고 통합된 브랜드 콘셉트 리뉴얼 및 제품기획안을 발표했다.

쉬메릭이 추구하는 브랜드 콘셉트를 ▷대구시민 모두가 함께하는 '공유'(SHARE) ▷시장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지속가능'(SUSTAINABLE) ▷지역사회에 '책임'(RESPONSIBLE) 등 3가지의 비전을 근간으로 한 'SMART UP'으로 설정했다.

또 쉬메릭의 핵심고객대상을 32세로 설정, 이를 중심으로 28세에서 40세까지의 고객층을 쉬메릭의 주요 고객으로 잡았다. 운영면에서도 쉬메릭 브랜드의 다양한 참여 품목에 대해 일관성 있는 상품 기획 및 마케팅 전략을 위한 UNSPSC 분류 체계(UN표준 상품'서비스 분류체계)를 도입, 상품 카테고리를 재정립한다. 참여 업체들의 무분별한 난립과 비활성화를 막기 위해 종합평가를 실시, 우수 업체만 쉬메릭 멤버십을 부여하고 품질 관리, 유통 등에 대한 다각적 지원을 통해 제품 고급화를 꾀한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쉬메릭 제품군도 크게 일반적인 'BASIC군'과 'SIGNATURE군' 등 두 개의 그룹으로 구분했다"며 "'SIGNATURE군'은 고급화와 최신의 감각을 갖춘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고 밝혔다.

앞으로 대구상의는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쉬메릭 참여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제품디자인 컨설팅과 신규 참여기업을 모집하는 등 품목구성을 새롭게 해나갈 계획이다.

쉬메릭협의회 김근호(두하실업 대표) 회장은 "쉬메릭의 새로운 개편에 따라 시행되는 다양한 지원을 발판삼아 쉬메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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