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 부부에게 여윳돈 5천만원이 생겼다. 4~5년 뒤에 쓸 자금이라 그때까지 어떻게 굴릴까 고민이다. 현재 금리가 너무 낮아서 아내는 주식투자에, 남편은 그보다는 안전한 펀드에 투자를 고려 중이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봄직한 일이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이 부부의 재테크 방식은 올바른 접근 방법은 아니다. 어느 것이 더 위험하냐, 안전하냐를 따지는데 주식이나 펀드는 둘다 위험상품이기 때문이다. 손에는 위험상품을 쥐고 머리로는 안전한 투자상품을 찾는 격이다.
이런 경우 자금 성격에 따른 상품 결정이 우선이다. 내가 투자하려고 하는 바구니에 주식이 담겨 있으면 포장을 아무리 잘해도 위험 자산이다. 주식은 주주로 투자하는 것이어서 원금이 2배로 늘 수 있지만 반토막이 될 수도 있다. 채권은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니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이자와 원금을 받으면 그만이다. 원금을 반드시 지켜야 되는 자금은 바구니 속에 채권만 넣으면 된다.
채권을 넣는 것도 힘들면 증권사 근처를 기웃거리면 안된다. 금리는 낮지만 원금 보장이 되는 은행 적금에 만족해야한다.
펀드 등 위험상품에 투자할 때는 진입 시기도 중요하다. 펀드라고 주식과 다를 바 없다. 대중들은 유행에 민감해서 사람들이 쏠리는 쪽으로 더 몰린다. 주식시장 상승 끝무렵에 펀드 가입이 늘고 하락 막바지에 환매가 느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운용하는 기관들도 답답하지만 변함이 없다. 배안에 사람들이 한 쪽으로 몰리듯이 한 쪽으로 급하게 자금이 쏠린다 싶으면 위험 상황이다. 이때는 움직이면 안된다. 느긋하게 기다리다가 너도 나도 겁에 질려 탈출할 때 그때 들어가면 된다.
전문가에 대한 맹신도 피해야 한다. 전문가의 조언은 필요하겠지만 본인의 상식으로 이해가 안되는 복잡한 구조의 상품은 피하는 게 맞다. 본인 스스로가 전문가를 알아보는 안목을 기르고, 또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기보다는 최악의 경우 본인이 감당할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게 더 현명하다. 3년 전 키코 사태 때 별다른 생각없이 환율변동을 피하기 위해 가입한 상품이 수많은 중소기업을 망하게 한 것을 명심해야 한다.
냉장고 하나를 사더라도 며칠은 생각한다. 여러 조건을 비교해보고 가격 대비 어느 정도 마음에 들어야 결정한다. 내 재산을 넣어서 투자하는데 더 많은 조언과 생각이 필요할 것이다. '자기확신'없이 막연한 희망 하나만 가지고 덤빈다면 도박과 다를 바 없지 않는가.
이우현 동부증권 범어지점 DHP금융자산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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