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경쟁력입니다."
알루미늄 보닛, 엔진 커버, 배터리 커버, 선루프 여닫이 문, 트렁크 커버.
이 자동차부품들은 모두 섬유를 주재료로 사용한다. 섬유와 자동차부품이 대구의 주력산업으로 떠오르면서 두 분야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품을 생산하는 지역 업체인 삼우기업㈜이 관심을 받고 있다.
◆섬유에서 자동차부품으로
18일 오후 2시 대구 달성산업단지 내 삼우기업 제2공장. 높이 4m는 족히 넘어 보이는 대형 프레스기계들이 공장 안에 가득했다. 직원들이 수지를 묻혀 말랑말랑한 파이버글라스를 폴리에스테르 부직포를 덮어 프레스 기계에 올리자 기계가 압력을 가했다. 이 과정이 끝나자 검은색의 차량 선루프 덮개에 쓰이는 부품이 만들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에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 섬유가 사용된다"며 "우리 회사는 섬유를 이용해 자동차의 소음과 열을 차단하는 부품들을 만들어낸다"고 밝혔다.
삼우기업은 1970년 섬유기계를 만드는 '삼우공업사'에서 시작했다. 1979년 업종을 전환해 자동차부품 제조업으로 전환하면서 섬유와 자동차부품이 만나게 됐다. 회사는 10년 가까이 섬유기계를 다루면서 생긴 노하우로 자동차부품에 섬유가 필요한 제품을 만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방음과 내열이 동시에 가능한 소재는 섬유가 유일하다"며 "자동차 엔진의 소음과 열을 차단하는 부품을 만들어서 납품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동차부품 업체로 방향을 바꾼 지 30년이 지난 지금 350개의 고객사를 둔 지역의 떠오르는 중소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회사의 주력 제품은 선루프 덮개와 배터리 커버, 엔진 커버 등이다.
선루프 플레이트는 국내 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다. 배터리 커버 역시 2002년부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다.
◆섬유 융합의 새로운 지표
삼우기업은 자동차부품에서 머무르지 않고 섬유를 다루는 노하우를 이용해 슈퍼섬유융복합 산업에도 뛰어들고 있다.
회사는 2003년 제3공장인 ㈜이노컴을 독립시켜 탄소섬유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이노컴은 탄소섬유를 연료 탱크에 둘둘 감아 소방수용 공기 호흡기, 서바이벌 총에 달린 소형 주머니(페인트볼), 자동차용 CNG 통 등을 생산한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인장 강도가 세고 무게도 일반 금속보다 가벼워 연료 탱크 기능을 하기 충분하다. 무엇보다 연료 탱크가 갈라지거나 깨지는 것을 막을 수 있어 폭발 등으로부터 안전하다.
삼우기업은 이 분야에 뛰어들기 위해 독자적으로 탄소섬유를 캡슐에 감는 기계를 설계, 개발했다. 국내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함께 최근 섬유를 다루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자회사인 삼우TCS를 통해 풍력발전기의 날개에 사용되는 섬유직물 개발과 관련한 연구과제를 진행 중이다. 김덕기 부장은 "2009년부터 정부과제로 시작했다"며 "산업용 섬유는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부품 회사로서 미래 준비도 돌입했다. 자동차 내장용 초경량 3D 하이브리드 섬유제품 개발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 3개의 공장을 두고 있는 삼우는 지난해 900억원의 매출을 뛰어넘어 2015년까지 1천5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정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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