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제 생명의학연구윤리 총회 주최 김준우 대구가톨릭대의료원장

생명윤리 맞춘 의학연구 "국제적 기준 정하는 토대될 것"

"현대사회를 규정하는 세 가지 키워드로 '신기술 개발' '속도 경쟁' '영리 추구'를 말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들이 모두 윤리와는 일정 부분 상반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생명의학연구윤리(IRB)가 더욱 중요합니다. 특히 이런 문제는 종교에 기반을 둔 대구가톨릭대의료원이 아니면 해낼 수 없어요. 집중적 투자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20~23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아시아서태평양 생명의학연구윤리 국제연합(FERCAP) 총회 및 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다. 전세계 30여 개국에서 내로라하는 생명의학연구윤리 분야 전문가 500여 명이 참여하는 이번 총회를 주최한 곳은 대구가톨릭대의료원. 국내 최초로 성공적 대회 유치를 이끈 대구가톨릭대의료원 김준우(사진) 의료원장은 "환자의 권익 보호뿐 아니라 세계 속에 대구를 알리고, 국내 IRB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번 대회를 평가했다.

IRB의 중요성에 대해 김 의료원장은 "의료인이 아무리 좋은 연구를 해도 생명연구윤리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연구계획은 자칫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환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불이익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IRB 기준을 통해 처음부터 생명윤리에 맞는 실험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해 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FERCAP은 WHO 지원을 받는 아시아서태평양 국가들의 유일한 연구윤리 협의체다. 이번 학술대회의 강의와 토론을 통해 각국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정치, 사회 체제 탓에 알지 못했던 연구윤리 분야의 중요한 차이를 배우게 된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김 의료원장은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생명의학연구윤리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며, 대구가 나아가 대한민국이 믿을 만한 의료연구의 메카로 발돋움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다. 2009년 11월 FERCAP 총회에서 이번 대회 개최를 인정받았고, 이듬해 2월 WHO에 총회 유치보고서를 제출했고 대구가 개최지로 확정받았다. 그해 5월엔 FERCAP 연수과정 및 상임운영위원회를 대구에서 열었고, 총회 유치확인서를 보건복지부와 대구시에 제출해 긴밀한 협조를 약속받았다. 2년간 꾸준한 준비 끝에 이번 대회가 열렸다.

"30여 개국에서 참가하다 보니 비자발급 업무가 많았습니다. 중국 참가자가 갑자기 늘면서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특히 이번 태국 홍수 때문에 방콕에 있는 FERCAP 본부 사무실이 물이 잠겨 전산기능이 한동안 마비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방콕에 있던 실무 담당자의 집까지 홍수 피해를 입은 탓에 급한 대로 대구가톨릭대의료원에서 숙식을 하며 함께 대회를 준비했습니다. FERCAP가 비영리단체인 만큼 재원 마련도 쉽지 않았습니다. 보건복지부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이번 대회의 취지를 이해하고 후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의료기기 컨소시엄, 통합의료진흥원,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김준우 의료원장은 "지난 2년간 미국 최고 IRB 교육기관인 WIRB 총회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이번 대회까지 치른 덕분에 여러 기관에서 우리 의료원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제안을 해오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WIRB와 양해각서를 맺으면서 통합의료와 관련한 IRB 전문위원의 교육 및 연수기관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