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구단 대구FC의 활로는] (3)안정적인 예산 확보 방안

총 60억 재원 마련…2012년 '구단 재건의 원년'

대구FC가 내년 구단 재원 확보에 사활을 건다. 불'탈법이 아닌 모든 방법을 동원해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예산을 마련한다는 각오다. 대구FC는 지금처럼 만성 재정난에 시달릴 경우 미래가 없다고 판단, 내년을 '구단 재건의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대구FC는 현재 14억원 정도인 쉬메릭, 컨벤션 뷰로 등 광고 명목의 대구시 간접 지원을 20억원으로 늘리고, 기업 후원으로 대구은행 30억원, 대성에너지 10억원을 지원받는 등 총 60억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구FC는 대구시와 대구시의회에 시 간접 지원 인상과 대구시 금고인 대구은행에 금융권의 지역사회기여금 명목으로 매년 30억~40억원을 고정적으로 지원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김재하 대구FC 대표이사는 "대구은행과 대구도시가스는 대구시민을 상대로 하는 지역의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들 기업이 시민들이 주주인 시민구단을 적극적으로 후원하지 않으면 달리 방법이 없다"며 "기업 감자 후 증자하는 방안도 있지만 주식 상장이 안 된 상태에서 증자하는 것은 시민을 설득하기 힘들어 실효성이 떨어져 기업 후원을 늘리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대구시와 대구은행, 대구도시가스 모두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시즌 티켓과 공짜표 남발 대신 입장료 인상 등 오히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관중 수입을 극대화 시키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 후원회 유도 등의 자구 노력을 통해 부족한 재원을 보강한다는 대책도 마련했다. 또 내년엔 2군 운영을 포기, 선수단 규모를 축소해 8억~10억원 정도의 예산을 절감하기로 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1군에만 집중, 운영비를 줄이고 1군 운영에 힘을 모으겠다는 것.

석광재 대구FC 사무국장은 "2군 운영의 목적은 선수 육성인데 누구나 2군에 뛸 수 있다 보니 파행 운영이 많았다. 실제 2군에서 성장해 1군으로 올라가는 경우는 거의 없고 1군 선수가 부상 때문에 재활을 하며 쉬는 정도로 운영됐다"며 "규정상 2군 운영을 안 해도 상관없는 만큼 내년엔 2군을 없애고 소수 정예화로 승강제에 더 집중하고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대구FC의 내년 예산 목표 금액은 최근 2, 3년과 비슷한 90억원 안팎이지만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수입 구조를 만든다는 데 큰 차이가 있다. 김재하 대표이사는 "안정적으로 재원을 확보하고 수지 균형을 맞추면 선수 영입에도 여유가 생겨 우수 선수와 유망주 영입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며 "FC바르셀로나처럼 자발적인 모금(소시오) 운동을 펼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판단, 기업 후원과 관중 증대 등 자구 노력을 통한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을 쏟을 작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의 축구 관련 단체들도 이 같은 대구FC의 재원 확보 방안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대구시축구협회 임치근 고문은 "구단의 자본금이 잠식된 만큼 시민 주주 공모제를 한 번 더 해 새롭게 창단하는 기분으로 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고, 대구시의 건설 등 사업을 낙찰받은 업체 등이 기부금을 조금씩 내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며 "지역의 대표기업인 금복주, 대성에너지, 대구백화점 등에 일종의 인센티브를 주고 대구FC를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지역의 크고 작은 기업 등이 조금만 밀어주고, 힘을 모아주면 대구FC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통해 '지역의 자랑'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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