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복잡하고 많은 대학입시 전형 대폭 줄여야

연세대와 건국대가 2013학년도 입시부터 전형 방법을 간소화한다. 수시모집에서 일부 전형을 없애고, 비슷비슷한 유형을 통합하는 방법이다. 이와 함께 서울의 다른 사립대도 입시 전형 줄이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학이 자발적으로 입시 전형 간소화에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 전국 4년제 201개 대학의 2012학년도 입시 전형은 3천298개였다. 한 학교당 16개꼴이다. 그나마 정부가 논술 비중 줄이기를 강제하면서 지난해 11월에 발표했던 것에서 380개가 준 것이다. 고교의 진학 담당 교사들이 진학 지도가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고, 복잡하다.

대학입시가 이렇게 복잡한 것은 당연히 정부의 '사교육 줄이기' 정책과 맞물려 있다. 특정한 한 분야에만 재능이 있어도 대학 진학이 가능하도록 하면, 수능 시험 전 과목에 매달리지 않아도 돼, 사교육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이었다. 하지만 나타난 현실은 전혀 다르다. 사교육이 줄지 않았을 뿐 아니라 수험생은 5, 6월부터 시작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부터 수시 1, 2차 전형, 수능까지 1년 내내 입시에 시달렸다. 또 고등학교는 개별 학생에 대한 입시 지도가 불가능해 불안한 수험생은 입시 컨설팅 같은 사교육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반면, 대학은 특정 분야에 재능을 갖춘 학생을 키울 수 있는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 특기생이 일반 학생과 같은 과정을 이수하다 보니 경쟁에 뒤처져 학업을 포기하는 예도 많다.

대학입시 전형 방법은 더 줄여야 한다. 현재의 복잡한 형태로는 정책의 목적인 사교육 줄이기가 불가능하다. 오히려 대학입시에서 학교의 역할이 줄어들어 공교육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잘못된 정책은 빨리 고쳐야 피해가 적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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