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자력의 미래 동해안에 있다] <1>왜 원자력인가

자원빈국 '에너지 안보' 중요…모범답안은 원자력 발전

자원 빈국이면서 에너지 과대 소비국인 한국은 결코 원전을 포기할 수 없다. 신재생 에너지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원자력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울진원전 앞바다에서 낚시꾼이 낚시를 즐기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자원 빈국이면서 에너지 과대 소비국인 한국은 결코 원전을 포기할 수 없다. 신재생 에너지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원자력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울진원전 앞바다에서 낚시꾼이 낚시를 즐기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세계 각국은 원전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자원 빈국이면서 에너지 과대 소비국인 한국은 결코 원전을 포기할 수 없다. 신재생 에너지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원자력을 대체하기에는 경제성이 떨어진다.

10기의 원전이 있는 경상북도는 세계 원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동해안 원자력산업 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가 동해안에 안전문화'연구'산업'교육 등의 시설을 갖춘 원자력 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조성할 수 있는 방안을 5차례에 걸쳐 모색한다.

◆경제성 탁월

원자력발전은 원자로 안에서 우라늄이 핵분열을 일으킬 때 생기는 막대한 열을 이용해 증기를 만들고 그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원자로는 석탄이나 석유를 태우는 화력발전소의 보일러 역할을 한다. 원자력에너지는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필수적인 에너지이다.

원자력은 발전소를 건설하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연료 비용이 싸고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온실가스도 없다.

한국은 대표적인 자원 빈곤 국가인 반면 에너지 사용량은 선진국 못지않게 많다.

한국은 1990년부터 2007년까지 전력 소비가 1인당 3.5배로 늘어났다. 2020년까지 우리나라의 전력 소비는 연평균 2.5% 증가할 전망이다. 용도별로는 주택용 2.2%, 상업용 3.0%, 산업용 2.2%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원자력발전 가동을 중지하면 에너지 수입을 위해 해마다 100억달러를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

발전단가와 비축 효과로 볼 때 원자력은 화석 연료에 비해 경제성이 높다.

우라늄 1㎏이 전부 핵분열될 때 나오는 에너지는 석유 9천 드럼, 석탄 3천t과 맞먹는다. 우라늄은 수송에 유리하고 유사시 연료 공급이 중단되는 상황에서도 상당 기간 버틸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안보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석탄과 천연가스의 비축일은 약 20일인 반면 우라늄은 2년 이상이다.

원전시설은 일단 건설되면 1, 2년에 한 번씩 연료를 교환하고 시설 수명이 40~60년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원자력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에너지원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국의 전력 생산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을 2015년에 4.5% 올려서 44.5%로 할 경우 온실 가스 감축량은 다른 저감 수단의 총량을 합친 것의 2배 이상이 된다고 한다.

반면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을 모두 가스 화력 발전으로 대체하는 경우에는 해마다 3억t의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배출되고 세계적으로 온실 가스 배출량이 5%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신재생 에너지의 한계

안정성과 기술력에서 최고를 자부하던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폭발과 방사능 유출 사태는 원전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다. 신재생 에너지로 원전을 대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신재생 에너지는 수소'연료전지'석탄 액화 가스 등 신에너지와 태양열'태양광 발전'바이오매스'풍력 발전'조수력'지열'해양'폐기물 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를 합쳐서 일컫는 말이다.

선진국은 총 에너지 생산량 중 일정 비율 이상을 풍력과 태양광 등으로 바꾸는 정책을 펼치고 연구 개발과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는 한계가 있다. 태양 에너지는 화석 에너지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대단히 낮아 경제성이 떨어진다. 풍력발전의 경우 소음이 주변 자연에 악영향을 준다. 특히 풍력발전은 아름다운 농촌환경을 파괴시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짓고 있는 원자력발전소는 최대 1천~1천400㎿를 생산해낼 수 있다. 국내 최대 풍력발전단지인 대관령 풍력발전단지의 생산량이 98㎿인 점을 감안하면 10~14배에 달한다. 풍력발전의 효율을 최대 20%로 가정하면 대관령 풍력발전단지가 50개 이상 있어야 원자력발전소 1기에서 생산하는 전력만큼 생산해낼 수 있는 것이다.

◆제4세대 원전 개발 박차

화석연료 사용이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와 각종 대기오염 물질을 발생시켜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반면 원자력은 인류의 과학기술로 처분할 수 있는 폐기물이 나온다는 단점이 있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핵연료를 재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폭넓은 의미의 신재생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발전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의 원자력발전소도 '고령화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월성1호기와 고리2호기가 2012년과 2023년 수명만료 연도에 도달한다.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는 문제와 직면해야 한다. 고준위폐기물인 사용 후 핵연료 처분과 폐원자로 해체 및 철거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국내외 원자력계는 제4세대 원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중 소듐 냉각 고속로(SFR)가 상용화되면 사용 후 핵연료를 핵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소듐 냉각 고속로를 이용하게 되면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은 100분의 1 규모로, 방사능은 1000분의 1로 줄어들 전망이다.

장순흥 한국원자력학회 회장은 "에너지 산업은 앞으로 시장규모가 연 3조달러에 이르러 농식품 산업과 방위산업 부문을 제치고 가장 큰 산업이 될 것"이라면서 "한국은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도 원자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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