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곶감특구 '상주 남장마을'

곶감 익어가는 소리늦가을이 깊어간다

껍질을 벗긴 감을 35일에서 50일 정도 건조장에서 말리면 맛깔스러운 곶감으로 재탄생한다. 집집마다 마련된 남장마을 감 건조장에서는 수천 개에서 수만 개의 감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껍질을 벗긴 감을 35일에서 50일 정도 건조장에서 말리면 맛깔스러운 곶감으로 재탄생한다. 집집마다 마련된 남장마을 감 건조장에서는 수천 개에서 수만 개의 감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곶감을 만들기 위해 감 껍질을 깎는 작업은 보통 10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 이루어진다. 하지만 올해는 따뜻한 날씨 때문에 감 깎는 작업이 예년에 비해 늦어졌다.
곶감을 만들기 위해 감 껍질을 깎는 작업은 보통 10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 이루어진다. 하지만 올해는 따뜻한 날씨 때문에 감 깎는 작업이 예년에 비해 늦어졌다.
경천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 풍경.
경천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 풍경.
이색 자전거 등을 만날 수 있는 상주자전거박물관.
이색 자전거 등을 만날 수 있는 상주자전거박물관.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감 익는 소리에 하루해가 저물고 가을이 깊어가는 곳이 있다. 상주의 남장마을이다. 상주는 곶감의 본고장이다. 시청에 곶감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를 두고 있으며 가로수로 감나무를 심을 정도로 곶감은 상주를 대표하는 특산물이다. 지난해 상주에서 생산된 곶감은 5천961t. 전국 곶감 생산량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남장마을은 상주에서도 곶감을 많이 생산하는 곶감특구다. 가을빛을 닮은 선홍빛 곶감이 탐스럽게 익어가는 남장마을을 다녀왔다.

◆남장마을

해마다 가을이면 샛노란 물결로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마을에 들어서면 곶감을 판매한다는 문구와 함께 집집마다 마련된 감 건조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감 건조장에는 수천 개에서 수만 개에 이르는 곶감이 가지런히 걸려 있어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가을을 먹으며 말랑말랑하게 익어가는 곶감을 보면 아름다운 색감에 반하고 달콤하고 향긋한 냄새에 취하게 된다.

현재 마을 어귀와 마당, 뒷산을 가득 메운 감나무의 감은 수확이 끝난 상태다. 잎이 모두 떨어진 마른 가지 위에 넉넉히 걸려 있는 까치밥에서 풍요로운 시골 인심을 느낄 수 있다. 곶감을 만들기 위해 감을 수확해 껍질을 깎는 작업은 보통 10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 이루어진다. 하지만 올해는 따뜻한 날씨 때문에 감 깎는 작업이 예년에 비해 늦어졌다. 11월 중순 기자가 마을을 찾았지만 아직 감 깎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날씨가 포근하면 건조장에 걸어 놓은 감이 물러져 상하거나 땅에 떨어져 판매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곶감 만드는 작업을 며칠 미룬 탓에 아직도 감을 깎고 있다. 지금 하는 일이 막바지 감 깎는 작업이다"고 했다.

옛날에는 감 깎는 작업을 일일이 손으로 했지만 기계화 되면서 감을 깎는 데는 사람 손이 거의 가지 않는다. 감을 기계에 걸어 주는 일만 사람이 하면 된다. 하지만 껍질을 벗긴 감에 실을 꿰고 건조장에 거는 작업은 여전히 사람 손을 거쳐야 한다. 껍질을 벗긴 감을 35일에서 50일 정도 건조장에서 말리면 맛깔스러운 곶감으로 거듭난다. 35일 정도 말리면 반건시, 50일 정도 말리면 곶감이 된다. 햇곶감은 11월 말부터 출시되기 시작해 12월 절정을 이룬다.

◆석장승'남장사

남장마을 지나 노음산(728.5m)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석장승(민속자료 제33호)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남장마을 수호신 역할을 하는 석장승은 부리부리한 눈과 주먹만 한 코, 송곳니가 삐져나온 입을 갖고 있어 얼핏 보면 사나운 형상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친근감이 든다. 석장승에서 500여m 정도 올라가면 남장사 일주문이 나온다. 여느 일주문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주기둥 사이에 있는 보조기둥의 모습이 독특하다. 기둥의 머리는 용, 다리는 까치발의 형상을 하고 있다.

남장사는 작은 사찰이다. 애써 둘러볼 필요도 없이 한눈에 사찰 전경이 들어올 정도로 아담하다. 하지만 규모로 사찰을 평가하는 것은 성급하다. 남장사는 신라 흥덕왕 7년(832)에 창건된 천년고찰로 범패(불교음악) 보급지이며 '보광전 목각탱화'(보물 제922호) '관음선원 목각탱화'(보물 제923호) '철불좌상'(보물 제990호) 등을 간직한 곳이다.

◆상주자전거박물관

상주는 자전거 도시로도 유명하다. 인구보다 자전거가 더 많다고 한다. 상주자전거박물관은 남장마을 입구에 있었지만 지난해 10월 경천대 주변으로 확장'이전됐다. 상주자전거박물관은 기획전시관과 상설전시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획전시관에서는 서커스단 원숭이가 타는 원숭이자전거,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축구공자전거, 5층 자전거 등 세계 각국의 이색 자전거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축구공자전거는 바퀴 대신 축구공을 단 것으로 주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상설전시관에는 우리나라 자전거의 역사를 비롯해 자전거의 구조, 도로에서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는 방법, 자전거 운동의 효과 등에 대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상주자전거박물관에서는 무료로 자전거도 빌릴 수 있다. 대여 자전거를 이용해 낙동강변을 달리거나 경천대를 둘러볼 수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입장료는 없다.

◆경천대

상주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다. 낙동강 1천300리 물길 중에서 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아름드리 소나무 숲과 굽이쳐 흐르는 강물, 그림 같은 기암절벽이 빚어낸 풍경은 하늘이 만든 경치라고 해서 '자천대'(自天臺)라 불렸으나 조선 후기 학자 우담 채득기가 '대명천지(大明天地) 숭정일월(崇禎日月)'이란 글을 새긴 경천대비를 세운 후 경천대(擎天臺)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임진왜란 당시 내륙전의 명장으로 알려진 정기룡 장군상을 지나면 전망대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 300여 m에 이르는 계단길에는 수십 개의 돌탑과 황토볼이 깔려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휘돌아 나가는 낙동강과 푸른 솔 숲이 하나가 된 풍경은 하늘의 작품임을 실감케 한다.

전망대에서 아래쪽으로 230m 내려가면 오랜 친구처럼 나란히 앉아 낙동강을 굽어보는 경천대와 무우정이 나타난다. 경천대는 낙동강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이름이 높았지만 전망대가 조성되면서 명소의 자리를 내려놓았다. 무우정(舞雩亭)은 병자호란 후 볼모의 신세가 된 봉림대군을 모시고 청나라에 간 채득기가 고국으로 돌아와 학문을 닦으며 북벌의 때를 기다린 곳이다. 경천대 구석구석을 살펴보려면 도보 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인공폭포~황톳길 및 돌탑길~전망대~경천대~드라마 상도 촬영장~출렁다리~구름다리~육각정자~야영장~인공폭포로 돌아오는 산책길은 걷는 데 1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부담이 없다.

글'사진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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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대전 방면~김천분기점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 방면~상주 IC~25번 국도 보은'상주 방면~시청'경찰서 방면~버스터미널 방면~25번 국도 보은 방면으로 가다 보면 남장사'남장마을 이정표가 나온다. 상주자전거박물관과 경천대는 남장마을 가는 길에 있다. 상주 IC에서 보은'상주 방면으로 접어들면 바로 이정표가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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