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원조 괴물' 배우 보리스 칼로프

영화에 잘생긴 배우만 등장한다면 얼마나 밋밋하겠는가. 그렇지만 예전에는 개성 있는 배우가 스타덤에 오르기란 무척 어려웠는데 공포영화만큼은 예외였다.

할리우드 공포영화의 선구적인 작품 '프랑켄슈타인'(1931년)에서 괴물 역할을 한 보리스 칼로프(1887~1969)가 대표적인 배우다. 대사 한마디 없이 거칠고 둔한 괴물로 나왔지만, 슬픔과 고뇌를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이중적인 연기로 큰 인기를 얻었다.

1887년 오늘, 런던에서 영국과 인도 혼혈 집안에서 태어났다. 단역을 전전하며 잡일을 하다가 44세 때 '프랑켄슈타인'에 출연하면서 스타가 됐고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프랑켄슈타인의 아들'에 잇따라 출연했다. 그와 드라큘라 전문배우 벨라 루고시를 초기 공포영화의 양대 스타로 부른다. '미라'(1932년)에서 애인을 죽이기 위해 환생하는 미라 역, '피터팬'(1950년)에서 후크 선장 역을 맡았다.

연기와는 달리 실생활에서는 훌륭한 신사였다. 크리스마스 때만 되면 장애아동 병원에서 산타클로스로 분장해 봉사 활동을 벌인 따뜻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6번 결혼했고 본명은 윌리엄 프랫이다.

박병선/동부지역본부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