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미FTA 강행처리, 대구경북 농민·사회단체 반발

"찬성 의원 낙선운동… 재협상"

22일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 통과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동성로에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22일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 통과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동성로에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22일 오후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강행처리하자 대구경북 농민들과 사회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대구경북진보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22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한미 FTA 폐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동성로 일대로 행진을 시도하자 경찰은 야간 행진은 불법이라며 해산을 권유했지만 20여 분간의 대치 끝에 시위대에 길을 열어줬다. 이날 집회는 2시간가량 진행됐지만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박모(47'수성구 범어동) 씨는 "우리 경제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은 용납될 수 없고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찬성표를 던진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심판론도 나왔다. 시민 고모(40'동구 신암동) 씨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해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부분 찬성표를 던졌다. FTA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은데 지역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진보연대 백현국 상임대표는 "한미 FTA를 계기로 미국의 거대한 자본이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토양을 잠식할 것"이라며 "서민, 농민,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미국에 갖다 바친 꼴"이라고 비판했다.

대구경북진보연대는 앞으로도 매일 오후 7시에 대구 동성로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FTA 찬성표를 던진 대구 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게 항의 전화와 의원사무실 항의 방문을 할 예정이다.

경북지역에서도 반발이 잇따랐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과 대구경북진보연대 소속 회원들은 22일 오후 한나라당 최경환(경산'청도), 장윤석(영주), 김광림(안동), 이철우(김천) 국회의원 사무실을 항의방문한 데 이어 23일 오전 현재 성윤환(상주) 의원 사무실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전농 경북도연맹(의장 신택주)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단독으로 한미 FTA를 비준한 것은 다당제를 추구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가 중대사를 일방적으로 결정한 데 대해 분노한다"고 했다.

경북지역 축산농민들도 22일을 '대한민국 농축산업 사형선고일'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 안동시지부는 이날 "정부가 내년 한미 FTA에 따른 농업분야 국내 보완대책용으로 편성한 예산이 1조8천594억원으로 올해보다 15.3%, 2천472억원으로 늘었지만 이는 농업예산을 이리저리 짜맞추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며 "축산물 관세의 목적세화, 사료안정기금 설치, 축산 관련 세제완화를 비롯한 축산업계가 요구한 대책들은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고 했다.

사회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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