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남구 캠프워커 A-3 비행장 활주로를 경유하는 것으로 계획된 대구 3차 순환선 건설을 서편 활주로 주변으로 방향 수정할 것(본지 22일자 1면 보도)으로 알려지자 캠프워커 인근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미군헬기 소음피해 대책위원회 차태봉(71'남구 대명5동) 위원장은 "수십 년간 헬기장 소음 때문에 고통받아 왔는데 이제 와서 민간 주택지를 매입해 도로로 조성하겠다는 건 주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이곳 주민들 대다수가 3차 순환선 개설에 반대하고 있다. 도시계획에도 포함되지 않은 계획을 밀어붙이려는 계획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5년째 이곳에서 살고 있는 석옥이(87) 할머니는 "평생을 이 마을에서 살아왔는데 이젠 정들어서 떠날 수도 없다. 많은 보상금을 준다고 해도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캠프워커 서편 활주로 인근에서 유통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정정미(47'여) 씨도 "서편 활주로 변 일대가 재개발될 것으로 생각하고 투자 목적으로 땅을 사 둔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안다. 시에서 보상금을 얼마나 책정할지 모르겠지만 매입한다 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구시의 주장은 현실성이 부족한 반쪽짜리 주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22일 대구시가 서편 활주로 부지 매입을 포기하고 민간 주택지를 사들여 3차 순환선을 개설할 것임을 내비쳤다고 주장했다. 이후 주민 대표단은 올 8월 대구시에 진정서를 내며 항의했다는 것.
주민 조모(53) 씨는 "지난 4월 주민 대표단이 시청을 방문했을 때 대구시 관계자가 다른 지역에서의 선례를 들어 토지를 매입할 것임을 은근히 제안해왔다"며 "대구시가 이전부터 서편 활주로 매입이 힘들 것으로 생각하고 주민들과 협의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태봉 위원장은 "반환 가능성이 열린 H-805 헬기장 부지와 동편 활주로를 우선 반환받아 3차 순환선을 일부 개통한 뒤 나중에 서편 활주로 반환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3차 순환선 건설 부지를 섣불리 결정짓게 되면 서편 활주로 부지는 영원히 돌려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백경열기자 b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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