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성적이 아쉬워서 이번에도 합격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속을 태웠어요. 그런데 수석 합격이라는 전화를 받고 정말 놀랐습니다."
올해 제53회 사법시험에서 수석 합격의 영예를 차지한 경북대 법대 4학년 김수민(24·여) 씨. 김 씨는 "서울 수험생들보다 시험 정보가 적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수석 합격이라고 하니 뜻밖이고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 씨는 이번 사법시험 최종합격자 707명 가운데 100점 만점에 평균 58.24점(총점 436.86점)으로 최고득점을 차지, 수석의 영예를 안았다. 모교인 경북대에도 큰 경사가 벌어졌다. 경북대에 따르면 김씨는 '지방 대학 출신 여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사법시험 수석 합격자라는 첫 기록을 세웠다. 경북대는 이번 사법시험에서 15명의 최종 합격자를 배출, 1명 이상 합격자를 낸 전국 44개 대학 중 10번째로 많은 합격생 수를 기록했다. 1~10위권 대학 중 가운데 서울대(189명), 고려대(93명), 연세대(84명) 등 수도권 대학이 8개. 김 씨 개인으로서도, 경북대로서도 지방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이룬 성과인만큼 더욱 값지다.
경북 점촌 출신인 김 씨는 경북여고를 거쳐 2006년 경북대 법학부에 입학했다. 3학년이던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사법시험 준비를 했고, 지난해 사법시험 1차 합격에 합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도전에서 마침내 '수석합격'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김 씨는 경북대 법대 내 고시원인 청운재가 사법시험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학교에서 사법시험 대비를 위해 마련해준 각종 자료와 서적, 특강 등이 큰 도움이 됐어요. 함께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등 힘든 수험생활에 큰 의지가 됐습니다."
김 씨는 사법시험 준비를 하면서 학교 수업에도 성실했다. 현재 4학년인 그녀는 4.3 만점에 4.18이라는 높은 학점을 유지하고 있다. 전공으로 선택한 법학이 그녀에게는 잘 맞았다. 지난해 3월부터 서울 신림동에서 본격적인 2차 시험공부를 시작했으며, 함께 상경한 선배들과 스터디 그룹을 조직해 수험 준비에 몰두했다.
김 씨는 경북대를 졸업한 후 내년 3월에 사법연수원에 들어간다. 이제 막 첫 관문을 통과한 예비 법조인이지만 장래 포부는 야무지다.
"좋은 판사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법 적용을 받아서 억울한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 앞으로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많은 경험을 쌓도록 하겠습니다." 김 씨는 특히 "혼자 뒷바라지 해주신 아버지께 정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마지막 소감을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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