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은? '소박한 멋'

한국 조각 거장 최종태 대규모 전시회 대백프라자갤러리 등서 내달 4일까

결이 고운 여인이 기도를 하듯 두 손을 모으고 있다. 브론즈나 나무로 만들어져 있지만 여인에게서 온기가 느껴진다. 한국적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여인의 조각은 사색하듯 기도하는 모습에서 인간의 내면을 보여준다.

한국조각계 거장 최종태의 전시가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053-420-8015) 및 수성아트피아 멀티아트홀'호반갤러리(053-668-1800)에서 다음달 4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대구에서 열리는 최 작가의 첫 대규모 전시다. 작가는 50여년간 인물 조각만을 고집하며 인간의 근원적이면서 정신적인 측면을 형상화하기 위해 부단히 작업해왔다. 특히 '소녀', '여인'의 모습을 단순한 형상과 절제된 선으로 표현하여 인간의 가장 선한 아름다움을 드러내고자 한다.

작가는 1960년대, 한국 화단이 추상미술 일색일 때부터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아 나섰다.

"모든 이들이 추상미술을 할 때 나는 구상을 고집했어요. 일종의 변방이었죠."

한국적 원형을 찾기 위해 노력해온 작가의 작품에는 반가사유상의 형태가 여인에게 스며들기도 하고, 관음보살에 성모 마리아가 깃들기도 한다. 길상사 관음보살상 석상을 만들어 봉안한 일로도 유명하다. 천주교 신자였던 작가는 성모 마리아를 닮은 관음보살을 통해 종교 간 화해의 메시지를 담기도 했다.

그의 작품 속 여인들은 고요하면서도 단순하다. 그는 이성적인 감각보다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작품을 추구한다. 그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소박한 멋'에서 찾았다. "중국이나 동남아, 일본과는 달리 우리 미술은 장식적이지 않고 단순하죠. 기교를 부리지 않아요. 그것이 저의 방식과 잘 맞아요."

그에게 요즘 '자유'가 화두다. "지금까지 작품이든 뭐든 밖에서 찾으려고 애썼는데 이제 내면을 바라보게 됩니다. 구하지 않으면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것 같아요." 그의 자유로움에 대한 상념은 작품에까지 이어진다. 아무런 설명 없이도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이번 전시에는 인체 형상의 브론즈, 돌조각, 목조각 등과 수채화, 묵화, 파스텔화 등 회화작품 등 90여 점이 전시된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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