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빼미영화제] 동성아트홀, 26일 오후10시 30분부터

8시간 마라톤 감상…영화광들 좋겠네!!

'신의 아이들'(2008년)
'택시 드라이버'(1976년)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1998년)

밤새워 영화를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잠도 잠이지만 8시간가량을 의자에 앉아 버티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다 함께 영화를 보고 즐긴다는 것, 그리고 새벽을 함께 맞는 느낌은 일상의 색다른 재미를 준다. 영화광들을 위한 예술영화전용관 동성아트홀의 '올빼미영화제'가 6회를 맞았다. 26일(토) 오후 10시 30분부터 27일(일) 오전 6시 40분까지 이승준 감독의 다큐멘터리 '신의 아이들'(2008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걸작 '택시 드라이버'(1976년), 에밀 구스타리차 감독의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1998년) 등 세 편의 영화를 본다. 관객과의 대화, 간식 등 이벤트도 포함되어 있다.

'택시 드라이버'는 걸작으로 이름이 높지만 신세대 관객은 볼 기회가 적었던 작품이며, 2008년 전주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을 수상한 '신의 아이들'이나, 은퇴를 선언했던 에밀 구스타리차 감독의 복귀작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도 예술영화전용관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작품이다.

가장 먼저 상영되는 '신의 아이들'은 네팔을 배경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네팔 힌두교의 성지 퍼슈퍼띠낫의 바드머띠 강가 화장터의 아이들 모습을 통해 생로병사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아이들은 화장을 하고 있는 강에서 헤엄을 치고, 죽은 이의 옷가지와 노잣돈을 주워 생계를 이어간다.

영화는 술주정뱅이 엄마와 본드에 절어 사는 형, 네 살 여동생과 사는 열두 살 엘리스가 주인공이다. 신의 제물을 가로채는 아이들과 성스러운 강가의 기이한 풍경, 삶과 죽음의 성찰, 제3세계 어린이의 고단한 삶 등 상업영화와 다른 다큐멘터리의 맛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러닝타임 90분. 12세 관람가.

'택시 드라이버'는 베트남전의 후유증에 시달리던 미국 사회에 상당한 충격을 던져준 영화다. 베트남전쟁 참전 용사 트래비스(로버트 드 니로)는 불면증 환자다. 그래서 심야 택시 운전을 한다. 뉴욕의 밤거리는 청소가 필요하다. 매춘부, 포주, 마약 중독자 등 인간쓰레기로 가득하다. 그는 이를 청소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우연히 열두 살 어린 매춘부 아이리스(조디 포스터)를 만나게 된 그는 소녀를 구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무기력증에 시달리던 그는 권총을 구입해 상원의원을 저격하려고 나서지만 이 또한 실패한다. 결국 사창가에서 피비린내나는 총격전 끝에 아이리스의 포주 스포트(하비 카이텔)를 살해한다.

이 영화는 존 힝클리라는 청년이 10대 매춘부로 등장한 조디 포스터의 관심을 끌기 위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저격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러닝타임 113분. 청소년 관람불가.

'집시의 시간'의 에밀 구스타리차 감독은 1995년 전쟁의 허상을 몽환적인 느낌으로 그린 '언더그라운드'를 발표했다. 그러나 철학 없이 화려한 수사만 늘어놓은 서커스라는 비판에 보스니아 내전의 당사국인 세르비아의 선전물이라는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급기야 그는 은퇴 선언까지 했다.

당시 그의 은퇴 선언은 영화계에서 가히 충격이었다. 그러나 2년 후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를 발표하면서 화려하게 현장으로 돌아왔다.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는 다뉴브 강에서 벌어지는 우정과 사랑, 음모와 배신, 삶과 죽음, 화해와 용서 등 삶의 다채로운 표정을 담은 코미디 영화다.

백수건달 마초가 오랜 친구이자 깡패 두목에게 돈을 빌렸다가 사기를 당한다. 두목은 부채를 탕감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난쟁이 여동생과 마초 아들의 혼인을 제안한다. 결혼식 전날 마초의 아버지가 세상을 뜨지만 장례식은 미뤄진다. 사랑하는 여자가 있는 어린 신랑은 울고, 신부도 도망치고 만다. 동유럽 특유의 소란스러움이 코믹하게 펼쳐진 이 작품은 그의 전작들과 달리 대중적으로 부담없이 볼 수 있다. 러닝타임 135분. 12세 관람가.

'올빼미 영화제'의 입장료는 1만2천원. 동성아트홀의 인터넷카페(http:// cafe.naver.com/dartholic/)를 통해 참가할 수 있다.

김중기 객원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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