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10시 30분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공영주차장. 배추 수천 포기가 산처럼 쌓여 있는 이곳에서 웃음꽃이 피어났다. 김치 담그는 법을 가르치는 주부들도, 이를 배우는 결혼이주여성들도 차가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김치 담그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대구시와 SK그룹이 지역 복지관과 함께 진행한 '2011 행복나눔 계절' 행사에서 담그는 배추는 총 6천 포기로 엄청난 양이다. 이 때문에 SK그룹 계열 봉사단 150명, 다문화가족봉사단 100명 등 470여 명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일손을 거들었다. 완성된 김치는 이날 오후 포장해 홀몸노인과 저소득층 가구, 다문화가족 3천 가구에 7㎏씩 전달될 예정이다.
또 대구 달서구 종합복지회관 주차장에서도 SK그룹의 후원으로 '사랑의 김장 DAY' 행사가 열렸다. 이날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5천 포기의 김치를 담갔다.
대구시 김경선 여성청소년가족과장은 "이번 행사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공공기관과 기업, 자원봉사자가 함께한 행사여서 더 뜻깊다"고 말했다.
겨울을 앞두고 대구 도심 곳곳에서 김장 나눔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대구 서구새마을지도자협의회와 부녀회는 조금 특별한 김장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경북 성주군 수륜면 적송리의 휴경지를 경작해 직접 키운 배추와 무로 김장을 담그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확한 배추는 3천여 포기, 무는 600여 개에 달한다. 23일에는 오전 7시부터 경북 성주 휴경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배추와 무를 수확해 소금에 절였으며 24, 25일에는 본격적으로 김치를 담근다. 이렇게 만든 김치는 서구에 사는 홀몸노인과 소년소녀가장 가정, 장애인 가정 등 450가구에 전달된다. 휴경지 경작을 위해 성주군에 땅을 내준 김복석 서구새마을부녀회장은 "어려운 이웃들의 겨울나기에 우리가 만든 김치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계속해서 땅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오전 대구 북구청 별관 주차장에도 수북이 쌓인 배추로 풍성했다. 결혼이주여성 40여 명도 이곳을 찾아 김치를 담갔다. 대구 북구새마을회가 마련한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서는 자원봉사자 360여 명이 참여해 3천500포기의 김치를 담갔다. 이영일 새마을금고 북구이사장협의회장은 "요즘 배추값이 많이 내렸다고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들은 김치를 담그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만든 김치로 지역 이웃들이 힘과 용기를 얻고 따스한 사랑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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