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직격탄을 맞게 된 경북도 내 축산농가들이 생산기반의 붕괴를 막을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축산농가들은 매년 사료값 급등으로 생산비도 건지기 어려운 실정에 저가 축산물의 수입이 늘어날 경우 가격 폭락에 따른 줄도산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한우농가들은 사료가격안정기금 조성, 한우최저가보상제 실시, 폐업농가 보상제 등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용배 한우협회 영천시지부장은 "현재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의 양이 27만 두 정도지만,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는 15년 뒤에는 69만 두로 늘어나 올해 국내 한우 연간소비량 63만 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330만 두 정도의 국내 한우 수가 15년 후에는 70만 두까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돈농가들도 국내 생산원가의 50%에 불과한 미국산 돼지고기가 본격적으로 수입될 경우 중소 규모 농가들의 도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돈농가들은 지난해 구제역으로 돼지 사육 두수가 줄었지만 재입식으로 다시 늘어나고, 저가 돼지고기 수입이 본격화될 경우 가격 폭락 가능성이 높다며 폐농 보상제 실시를 요구했다.
영천시 금호읍 냉천리 계열화농장에서 돼지 1천500여 마리를 사육하는 박용활(61) 씨는 "지난해 구제역에 따른 예방적 살처분으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6개월간 4천500여만원의 수수료 손실을 입었다"며 "평생직업으로 생각하고 시설자금 5억원을 빌려 돼지 사육을 하고 있지만 FTA를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박용대 양돈협회 영천시지부장은 "FTA가 발효되면 사료값 폭등, 해양투기 금지를 앞둔 축분처리시설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양돈농가들이 잇따라 도태될 것 같다"고 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