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수묵화로만 여겨지던 한국화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실험적 혼합재료 사용과 함께 다양한 표현기법을 구사하는 등 현대 한국화의 색다른 모습이 관람객들을 찾아간다.
한국화 3인전 '3인의 심상-지혜, 자연 그리고 여정공간'이 이달 17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포스코갤러리에서 열린다. 백주현, 연제욱, 김나현 작가의 한국화의 전통성을 잇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 전시된다. 3인의 작가들은 서로 다른 색깔의 현대 한국화를 보여준다.
전통 수묵산수기법이지만 현대적 깊이감을 더한 백주현 작가를 비롯해 연제욱 작가는 여러 재료가 혼재된 독특한 마티에르를 구사하고, 김나현 작가는 섬세한 전통채색을 보여준다. 백 작가 작품은 전통미와 현대미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 사계를 모티브로 한 '봄이로고, 상팔담의 여름, 영산강의 가을, 설악의 겨울…' 2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옥류담'과 '옥류담의 겨울'처럼 같은 장소라도 계절에 따라 느낌이 전혀 다르다. 여름의 옥류담은 청명한 하늘색이 비친 물빛과 부드럽게 산허리를 휘감은 안개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시원함을 더한다. 반면 겨울 정경은 온산에 수북이 쌓인 눈과 겨울 산의 속살이 대조를 이뤄 한없는 고독감을 자아낸다.
연 작가는 '여정공간'을 주제로 여행의 과정에서 느끼는 감흥을 꽃으로 옮겼다. 오방색의 동양적인 색조와 실험성이 돋보이는 서양적인 표현기법을 통해 '생명의 환희'을 노래한다. 화려함을 끝으로 곧 소멸되는 것이 꽃의 운명이지만 연 작가는 여린 줄기와 새싹을 등장시켜 생명의 희망이 지속됨을 암시한다.
연꽃을 주제로 한 김 작가는 다양한 표현방법으로 그 상징성을 전한다. 반복된 점 문양이나 전통문양 등 전통 한국화 채색기법과 동시에 현대적 조형어법으로 삶을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와 지혜를 담아냈다. 또한 흙탕물에서도 꽃을 피워내는 청정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억겁 윤회 우주의 생명원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포스코갤러리 장미향 큐레이터는 "작가별 성향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그 이면에 흐르는 친밀한 자연주의 사고는 서로를 잇는 공약수이자 공통점이다"며 "다만 광범위한 자연의 이미지 중에 어떤 측면에 주목하고 자신의 감성에 맞는 어떤 표현법을 채택하고 있는가의 차이일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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